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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올바른노조는 지난 2021년 8월 출범한 서울교통공사의 제3노조로 구성원 중 2030세대가 많아 ‘MZ세대 노조’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해 ‘공정’을 가치로 내걸며 송 위원장을 포함해 MZ세대 직원 8명으로 시작했고 현재는 2000여명의 노조원이 가입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서울지하철 파업 당시 직접 자신의 SNS에 “올바른노조가 옳다”며 “대한민국 노조가 가야 할 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송 위원장은 지난 2월 올바른노조와 LG전자 사무직노조 등 12개 회사 노조가 모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를 발족해 부의장을 맡았다. 또 최근엔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 산업안전위원회 근로자대표 선거에서 양대노총 단일후보를 올바른노조 후보가 꺾고 당선돼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기존 노조가 있는데 새 노조를 결성한 이유는.
△대학생 때도 학생회 활동 등을 전혀 한 적이 없다. 그런데 회사에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때 직원을 팔아먹는 기존 노조의 합의 내용이 너무 많았다. 노조가 직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왜곡했다. 이런 노조에게 내 20~30년 임금과 복지를 못 맡기겠다고 판단했고, 뒤에서 욕만하고 싶지 않아 나서게 됐다. 부모님은 엄청 반대했다. TV에 나온 나를 보시고 “우리 아들이 어쩌다 빨갱이가 됐냐”고 하셨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는 지금도 노조 활동을 반대하고 있다.
-양대 노총 등 기존 노조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무분별한 정치 파업은 지양하겠다고 했는데.
△노조의 기본권에 대해선 시위나 파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양대 노총은 직원들을 위해 파업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파업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 파업의 문제점은 시민들이 왜 파업이나 시위를 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결국 설득의 대상인 시민과 사측이 내 앞길을 막는 사람들로만 인식되지 않도록 쟁의행위 방식도 바꿔야한다.
-어떤 방식으로 시위가 변해야한다고 보나.
△우리는 노조 결성 당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머리띠 두르고 피켓시위를 한 적이 없다. 취업 학원가에 가서 불특정 다수 사람들을 초대해 옥상 하나 빌려서 공정에 대한 이슈와 생각들을 나눴다. 행사가 끝나면 현직자들이 취업 컨설팅도 해줬는데 이게 일종의 시위였고 화제도 됐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질적으로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시위는 변화가 필요하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불법시위에 대해선 어떤 대응이 필요한가.
-정부의 69시간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해 어떤 의견인가.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면 좋지만,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공기업·대기업도 대체근무자가 없는데 대한민국 90%를 차지하는 영세기업에서 대체인력 확보가 되겠나.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반대한다. 대부분의 영세 사업장에선 포괄임금제 오남용으로 공짜 노동하고 있다. 정부가 진정성이 있으려면 필요한 사업장에 특례법이건 조례 재정이건 시범 시행하는게 더 낫다고 본다. 생산성 확보를 위해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는다.
-올바른노조의 방식에 대해 사내 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떤가.
△한 달에 보통 100명씩 기존 노조를 탈퇴하고 새로 가입한다. 연장근로 반대시위 등 이슈가 있을 때는 300명 이상도 들어오고 있다. MZ노조라고 불리고 있지만 50대도 전체 10%에 이른다. 올바른노조 설립의 계기가 됐던 무기계약직 전환 정규직 직원들까지도 거절은 하고 있지만, 우리 취지에 공감해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다른 본부 근로자대표나 단체 교섭권 확보 계획이 있나.
△내가 다니는 회사의 근로여건이 좋아지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시도할 생각이다. 다만 단체 교섭권 확보는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고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부가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