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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날 때마다 안전규정을 강화하고 점검과 재발방지를 강조하는데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어딘가 빈틈이 있기 때문이다.” (12월 26일 연말연시 안전관리 강화 지자체장 영상회의)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해 말 제천 스포츠센터와 올해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의 화재로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던 사고를 계기로 연초부터 안전에 대해 누누이 강조했다. 하지만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 인재는 일 년 내내 끊이지 않았고, 이 총리는 연초와 연말에 똑같은 말을 반복해야 했다.
정부는 올해 2월5일부터 4월13일까지 68일간 전국 29만 8580개소와 위험시설 6만개소를 집중 점검하는 국가안전대진단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국가안전대진단은 2014년 세월호 침몰을 계기로 시작해 2015년 첫 번째 안전대진단에서 107만개의 시설을 진단했고 올해 네 번째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 11월에는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로 7명이 숨졌고, KTX 강릉선 탈선,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등 사회간접자본(SOC)의 잇따른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강릉의 펜션 가스누출 사고까지 겹치면서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는 또 다시 높아졌다.
잇따른 대형 인재에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살아나는 안전불감증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정부 출범이 1년 7개월이 지나면서 초기 긴장감은 사그라들고 익숙해진 업무에 느슨해진 기강 때문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더욱이 2020년 총선 준비에 마음이 떠난 부처장관이나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로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사고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건물주·사업주·시설책임자 등 민간의 안전의식과 책임감을 높이려면 정부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이 총리가 누누이 강조했던 어딘가 있는 안전 빈틈을 찾고 메우는 일은 느슨해진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