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손동영기자] 요즘 여의도는 벚꽃놀이를 즐기는 상춘(賞春)인파로 북적댄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좋은 풍광을 즐기지만 아쉽게도 `좋은 시절`은 아니다. 나라 안팎의 경제여건은 어둡고, 사스(SARS) 공포에서 쉽사리 헤어날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주 경제계는 여전히 이라크전쟁의 전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군의 바그다드 진입은 사실이겠지만 미국 언론은 전쟁초기부터 보도의 진실성을 의심받고있으니 실제 전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 어렵다. 미국 증시의 널뛰기를 지켜보면서도 우리 중심을 잘 잡아야겠다.
한국은행은 콜금리 목표수준 결정을 위해 이번주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현재 경기를 어떻게 평가하고있는지, 그 판단을 토대로 어떤 대응을 생각하는지 분명히 드러난다. 정부보다 다소 비관적인 한은의 시각이 그동안 달라졌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를 설명한다
6일 조윤제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미국으로 향했다. 뉴욕,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에서 투자설명회를 갖고 한국 경제에 대한 그들의 불안감을 가라앉히는 작업에 나선다. 워싱턴에선 미 행정부와 국제금융계, 학계 인사들도 만날 예정.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단장으로, 반기문 청와대 외교보좌관과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이 동행하는 정부 투자유치단은 10일 영국 런던으로 떠난다. 이어 미국 뉴욕까지 방문할 예정. 지난 3월 무디스 신용등급 조정에 앞서 방미, 등급하향을 막는 극적인 성과를 거뒀던 팀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현지 경제전문가들에게 한국경제의 건강함을 설명하고, 북핵위기가 과장됐으며 해결가능하다는 점을 설득한다.
◇경기상황 평가와 콜금리 조정
한은 금통위는 10일 정기회의를 열어 4월중 콜금리 목표수준을 결정한다. 4.25%인 현재 콜금리 목표를 올릴 지, 내릴 지 주목된다.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여러 지표상 경기침체가 본격화하고있다. 소비자물가는 4%대의 고공행진을 하는 중. 경기가 가라앉고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형편이다.
한은은 물가오름세는 일시적이라고 판단, 그 보다는 경기침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런 인식을 감안한다면 `물가때문에 금리를 올리기` 보다는 `경기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겠다. 물론 이처럼 복잡한 대내외 여건을 두루 계산에 넣었다면 `금리를 놔두는`선택이 더 유력해보이는게 사실이다. 금통위원들의 현실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마침 기획예산처는 지난 1분기중 재정집행실적 점검결과를 오는 11일 발표한다. 재정집행을 앞당겨 경기를 살려보겠다던 정부의 의지가 실제 현장에서 힘을 발휘했는지 확인된다. 말로만 재정을 통해 경기침체를 막겠다고 하고 실제론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온다면 여러모로 낯뜨거울 수 있다. 정부의 경기대응의지를 가늠해볼 지표다.
◇주요 일정과 경제지표
오는 9일 국회는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선다. 국회의원들의 질의 수준이야 이미 삼척동자들도 알고있으니 정작 주목할 부분은 경제부처 각료들의 현실인식이다. 경제분야 개혁입법안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도 여전히 관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는 월요일인 7일 청와대 업무보고를 갖는다. 시장개혁의 선봉에 서야할 공정위와 금감위가 과연 대통령 앞에서 어떤 칼을 꺼내놓을 지 관심을 가져볼 대목이다. 경제 각부처의 1급 인사는 이번주 마무리된다. 1급인사에 이어 국장급, 과장급 인사가 뒤따를 전망. 새정부 출범 50여일동안 1급인사를 하지않아, 행정공백을 초래한 점은 반드시 짚고넘어가야할 실책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오는 8일엔 재경부가 2월중 서비스업 활동동향을, 금감위는 2003년 주채무계열기업 29개 선정결과를 각각 발표한다. 9일엔 재경부가 3월 소비자전망조사를 발표하며 현재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진단한다. 10일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분기 경제전망 자료를 통해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