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2.18포인트(0.18%) 하락한 1만2048.6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18포인트(0.97%) 내린 2675.38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39포인트(0.42%) 떨어진 1279.55를 각각 기록했다.
이로써 주요 지수가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다우 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S&P500 지수는 지난 2009년 2월 이후 각각 가장 긴 약세를 기록했다.
주요 지수는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이날 다섯 번 넘게 강보합권으로 올라서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호재가 등장하지 않자 결국 장 후반 낙폭을 확대했다.
전일 버냉키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 성장세의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추가 부양책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점이 계속해서 주가에 부담을 줬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연준이 발표한 베이지북은 일본 지진, 토네이도,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일부 지역의 경기 확장세가 둔화됐다고 밝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성장세 둔화 우려에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알코아 등 산업주의 낙폭도 두드러졌다.
또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에 이어 피치가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를 지적하며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한 점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피치는 미국 의회가 오는 8월 초까지 부채 한도를 상향하지 못하면 현재 `AAA`인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압둘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를 마치고 산유량 정책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OPEC가 증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특히 일부 회원국들의 반대에도 불구, 사우디를 비홋한 걸프 산유국들의 주도로 증산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산유량 동결이 결정되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 위로 치솟았다.
◇ OPEC 증산 합의 실패에 에너지주 강세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18개 종목이 하락했다. 시스코와 알코아가 1% 넘게 빠지며 지수 내림세를 주도했다.
S&P500의 주요 업종 중에서는 원자재주와 기술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에너지주는 강세를 보였다.
기술주 중에서는 마이크론,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반도체주가 1~5%대 하락했다. 통신장비업체인 시에나는 적자 기록 소식에 16.19% 빠졌다.
금융주 약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골드만삭스는 1.05%, BOA는 1.03%, JP모간은 0.81%, 모간스탠리는 1.48% 하락하는 등 주요 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1% 안팎 내렸다.
씨티그룹은 프랑스 악사의 사모펀드 부문에 관련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발표에 2% 넘게 하락했다.
반면 에너지주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선 영향에 일제히 상승했다. 엑슨모빌은 0.95%, 셰브론은 0.48% 각각 올랐다.
◇ 美 동부 4개지역 경제 회복세 둔화
연준이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 동부 4개 지역의 경기가 둔화조짐을 보였다. 반면 댈라스 지역에서는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준비은행들이 관할하는 12개 지역 가운데 뉴욕을 포함한 동부 4개 지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7개 지역은 종전과 같은 회복 속도를 지속했다. 댈러스는 유일하게 경기 확장세가 속도를 냈다.
많은 지역에서는 에너지, 식품 가격 급등에 따라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 지역은 토네이도 등 자연재해로 농업 분야에 타격을 입었다. 또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전망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서 제조업의 회복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