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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면 안에 면. 색 안에 색. 겹겹이 싸인 실체는 다름 아닌 꽃이다. 그중에서도 양란. 그런데 꽃만도 아니란다. 나풀거리는 꽃잎 사이에 언뜻 비치는 신체를 심어뒀다는데. 이 모두는 작가 정윤영(32)이 의도한 장치다. 굳이 왜?
작가가 얇디얇은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자신의 몸으로 직접 ‘존재의 연약함’을 체험한 뒤부터란다. 식물로 위장한 듯한 신체를 그려 인간 생명의 유한성까지 드러내려 했다는 거다. 꽃이라면 탐미적 시선을 먼저 들이대는 여느 작업과는 다른 접근이다.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도스서 여는 개인전 ‘겹의 언어’에서 볼 수 있다. 비단 배접 캔버스에 먹·분채·석채·봉채·수채·아크릴. 116.8×91㎝. 작가 소장·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