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의 입장은 팽팽하다. 시민들 입장에선 아직 그 진위를 알 수 없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 사안은 운영자가 설령 구속된다 할지라도 여성단체들의 억울함을 해소하긴 힘든 처리 과정으로 보인다. 이건 법 이전에 수사의 편파성을 문제 삼는 것이고 표적 수사를 의심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업주구속부터 법원판결까지의 과정에서 해소될 성질의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입장에선 우리 사회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에 대한 마뜩치 않은 견해를 가질 수밖에 없다. 항상 사건은 법적으로 해결되지만 그 후유증은 불쾌함으로 남기 마련이다.
이와 같이 표적 수사의 선상에 오른 또 다른 핫이슈가 김경수 소환이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연일 이어지는 수사관의 질문에도 일관되게 무혐의와 표적수사를 외치고 있다. 검찰은 확고한 혐의입증을 자신하고 있으며 드루킹과의 대질에서도 드루킹은 현장에서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는 진술까지 함으로써 혐의를 더욱 굳히는 분위기다. 하지만 김 지사가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 기자들 앞에서 보인 그 당당함과 여전한 결의만을 보면 혹시 표적수사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감출 수가 없다. 역시 이 사건에서도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 법 이전에 양심과 도덕, 정의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이 해소되어야 한다.
최근 뜨거운 여름을 더 달구는 극장가의 흥행 폭탄들은 현실의 시류를 그대로 담고 있다.
‘신과 함께’는 현실재판을 못 믿으니 저승에 가서라도 공정한 재판을 받고자 하는 민간의 염원을 현실화했다.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에는 임무를 해결하는 IMF라는 조직이 있다. 이들은 국가정보국 CIA 보다도 훨씬 인간적으로 활동한다. CIA가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적인 집단이라면 IMF는 아무리 대의를 위한다 해도 무고한 한 명의 생명조차 소중히 여기는 철학과 원칙을 구사하며 임무를 수행한다. 현실에서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는 정부나 CIA를 못 믿겠다는 불신의 발로인 것이다.
현실은 충족되지 않은 비밀과 억울함의 현장이고 영화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탕으로 그 이뤄지지 못한 소망을 속 시원히 충족시켜주는 매체다. 그래서 현실과 영화는 거꾸로 뒤집어진 닮은꼴이 된다. 영화에서 발생하는 일은 절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 속 이상적인 현실을 본받아 현실을 영화처럼 만들고 싶어 한다. 즉 영화는 현실의 이상주의가 달성되는 지점인 것이다. 부디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두 사건이 ‘신과 함께’의 공정한 재판처럼 양심적이고 공평한 판단으로 해결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