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국내외 혼란이 짙어지자 다시금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ETN(상장지수채권)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된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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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을 5522억원치 순매수했다. SK바이오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 투자자가 5795억원을 사들인
SK(034730)에 이어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일간 하락률의 2배 수익률을 구조의 ETF(상장지수펀드)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7352억원이었던 순자산총액은 6개월 만에 2조4000억원대로 늘어났다. 그만큼 하락장에 베팅한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올해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520억원이었으나 3월 2조1314억원으로 대폭 늘어났고 4월 1조7213억원, 5월 8875억원 등 증시 회복과 함께 서서히 감소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1조1757억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물 인버스 ETF의 자산규모 성장세에 대해 “3월 이후 주식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인버스 ETF의 자산규모가 동반 증가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직관적으로는 주식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과 미·중 무역갈등 재현 등 향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근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인버스 ETF의 자산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ETF가 보유한 선물매도 포지션이 크게 늘어났다. 즉 이들이 선물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됐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9월물 KOSPI200선물의 미결제약정이 28만 계약 수준으로 KOSPI200 레버리지 ETF의 선물 매수포지션은 4만 계약(전체 매수 15%)과 인버스 ETF의 선물매도포지션 8만계약(전체 매도 29%) 수준이다. 레버리지·인버스는 일간 수익률을 좇기 때문에 매일 순자산가치 조정을 위해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종가 무렵 선물 포지션을 조정하는데, 특정 상품에 쏠리면 그 여파로 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지수선물이 저평가되는 상황에서 선물 인버스 ETF의 거래 급증으로 인한 매도 압력이 지수 선물의 저평가를 촉진할 것이라 내다봤다. 고 연구원은 “지수선물의 저평가는 주식현물의 매도와 지수 선물 매수의 매도차익거래가 출회될 여건이지만 금융투자 수급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면서 “역으로 소폭의 베이시스(선물과 현물간 가격 차이) 개선만으로도 매도차익잔고 청산 수요가 유입될 수 있는 점도 주지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ETP의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금·은·천연가스·변동성지수(VIX) 레버리지 3배·인버스3배 등 9종의 ETN을 오는 7월 뉴욕증권 거래소와 나스닥에서 상장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급락하자 움직임을 3배 추종하는 ETN과 ETF가 줄줄이 상폐됐다. 한국거래소도 원유 ETN 과열 현상으로 손실을 보는 투자자가 생겨나자 다음달 말부터 지표가치와 시장 가격 간 괴리율이 100% 이상이거나 지표가치가 하루 80% 이상 하락하는 ETN에 대해 조기 청산(상장 폐지)할 수 있도록 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 일부개정 세칙안’(이하 개정안)을 지난 21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