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카페에서 콘센트가 사라진다니. 이제 온라인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어딜 가야 할지 난감해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타벅스 내 콘센트가 사라지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최근 리뉴얼된 스타벅스 매장에 갔는데 콘센트가 다 사라진 걸 발견했다”며 “스타벅스에 자주 가곤 했는데 이제는 다른 곳을 가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1위 스타벅스는 1인 고객을 위한 창가 스탠드업 테이블,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8인용 커뮤니티 테이블 등의 배치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에게 ‘성지’라고 불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무료 와이파이 제공’과 ‘벽과 소파 아래에 위치한 콘센트’가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런 스타벅스가 최근 리뉴얼한 매장을 위주로 카페 내 콘센트 수를 줄이거나 없애고 있다는 글들이 SNS 상에서 화제다.
카공족·코피스족 기피하는 카페들... 손님들 "각박하다"
커피 전문점 운영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콘센트와 카공족의 관계’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카공족과 코피스족(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카페에 와서 노트북을 많이 하는데, 매장 콘센트를 막으면 오지 않을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다른 카페 운영자들은 “이 동네는 민폐 카공족이 많아 책상을 다 낮은 책상으로 바꿨다”거나 “카공족, 코피스족 때문에 콘센트를 다 막았더니 10명 중 3명 정도가 카페를 이용하지 않고 그냥 나갔다”는 댓글을 달았다. 한 카페 사장은 “요새 커피숍이 카페인지 PC방인지 알 수가 없다”며 카공족과 코피스족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스타벅스도 카공족 외면하나
알바몬에서 대학생 5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4명은 스스로를 ‘카공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응답자 중 88.3%는 ‘향후 카공족이 증가할 것이라 생각하는지’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는데, 이 질문에 대한 이유를 묻자 60.6%의 응답자는 ‘카페에서 공부하는 활동이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복수응답).
젊은 층들의 카페 내 디지털 기기 이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커피전문점 1위의 위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콘센트가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은 누리꾼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고객들이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보장되기 때문”이라며 “리뉴얼된 매장들에서 콘센트가 사라진다는 건 고객들의 편의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많은 고객 위한 선택”
스타벅스 측은 매장 내 콘센트 수를 줄이는 것이 카공족의 친화적인 컨셉을 수정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콘센트 수를 줄이는 것이 전체적인 컨셉 수정과 연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며, 일부 리뉴얼 매장에 한해 유동인구 분석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수용하기 위해 변화를 꾀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지하철역과 같은 곳에 위치한 매장에서는 노트북 고객보다 편히 앉아 있다가 가고자 하는 고객이 많다“며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그런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콘센트가 설치된 좌석 대신 붙박이 소파라든지 편한 좌석을 일부 늘린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벅스 측에서 전체적으로 콘센트를 줄이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역 특성과 상권에 따라 매장 환경은 달라진다. 대학가나 학원가 등 카공족들이 많은 상권에서는 카페 내 콘센트 수가 많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오픈한 노량진 스타벅스에 콘센트가 적어 “카공족을 차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그 후 스타벅스 측에서는 노량진 스타벅스 매장에 콘센트 이용 가능 좌석을 늘리기도 했다.
/스냅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