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부담금 부과 권한을 가진 구청장과 세금 산정 기준 매뉴얼을 쥐고 있는 국토교통부 간 협의에 따라 향후 재건축 시장에 미칠 영향이 상당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초구청, 적정 부담금 산정 자문단 구성… “지침 개정 건의 예정”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지난달 15일 반포현대 재건축 조합의 초과이익 부담금을 조합원 1인당 평균 1억3569만원으로 산정해 조합에 통지했다. 당초 반포현대 재건축 조합이 예상한 조합원 1인당 부담금(850만원)의 16배, 정정한 제출금액(7157만2000원)과 비교해도 두 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예상금액 통보 당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구청장직을 내려놓은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조 구청장은 이달 초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재건축 부담금은 구민들의 재산권이 걸린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치른 이후 처리할 예정이였는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갑자기 먼저 발표가 돼 버렸다”면서 “(국토부가 정한) 재건축 부담금 매뉴얼이 합리적이지도 못하고 현실을 반영 못하는 고무줄 기준인 건 확실하다. 재선에 성공하면 즉각 적정 부담금 산출을 위한 합리적인 자문기구를 구성해 반포현대의 부담금 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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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수억원대 부담금 통지가 예고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3주구)와 강남구 대치쌍용2차 아파트 등도 재건축 부담금이 조합 예상치를 넘어설 경우 집단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이달 말께 HDC현대산업개발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을 주제로 조합원 총회를 열기로 했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비 등을 포함한 부담금 규모가 4~5억원 이상이 나온다면 즉각 설명회나 조합원 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이 단독으로 결정짓는 완공 후 조합원 주택가액 산정 방식에 대한 개선 요구가 들어갈 여지도 있다. 재건축 부담금은 재건축 종료 시점 주택가액에서 개시 시점 주택가액과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더한 값을 빼서 구한다. 이렇기 때문에 재건축이 종료되는 시점(새 아파트 완공 시점)의 주택 예상 가격을 현 시점에서 미래가치로 계산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토부 산하기관인 한국감정원이 단독으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검증기관이 주택 미래가격을 산정하지 않고 감정원이 주관한다는 것 자체가 정부 입맛대로 계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며 “반포현대의 경우 수천가구의 랜드마크 대단지가 아니라 100가구도 안되는 소규모인데 주변 대단지 아파트 시세 상승률을 반영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담금 통지 자체는 구청장 권한이지만, 세금을 구성하는 산식 자체가 바뀔 일이 없기 때문에 부담금 규모가 예상금액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부담금 차등 적용 역시 전체 조합에게 일괄 부과하는 것이어서 장·단기 거주자나 다주택자·1주택자를 구분하는 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