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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실제 성과로 이어져 올 3분기 LG전자(066570) HE(홈엔터테인먼트)본부 실적 호조로 나타났다. TV 사업 조직에서 보기 어려운 9.9%라는 영업이익률에 금액도 역대 최고인 4580억원에 달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LG전자는 별도 설명자료를 통해 “LG 전자의 올레드 TV 매출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15%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이미 3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전자 계열사 두루 거친 이력, 2013년 경쟁구도서 ‘결단’
이런 성과는 구본준 LG(003550)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이끈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구 부회장은 총수 일가로는 드물게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출신이다. 1997년 LG반도체 대표를 시작으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2010년부터 2016년까지는 LG전자(066570) 대표이사를 맡으며 LG그룹의 전자 사업을 총 지휘했다. 이 시기 LG는 그룹 차원에서 대형 OLED와 이를 기반으로 한 ‘올레드TV’의 성장에 힘을 쓴다.
2011년 LG전자는 특허청에 올레드TV 상표를 등록한다. 앞서 2009년 삼성전자(005930)가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라는 이름을 마케팅에 활용하며 휴대전화에 접목한 이래 관심이 높아진 이래, 2013년에는 삼성의 아몰레드와 LG의 올레드라는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며 TV 시장에서 한판 대결이 예고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저조한 수율(전체 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과 시장성 부족을 이유로 2014년 초 TV 시장에서 아몰레드 제품 출시를 중단하면서 LG는 시장을 ‘나 홀로’ 이끌고 가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이후 대형 OLED 생산을 위해 LG디스플레이는 8.5세대 패널을 생산하는 P7과 P8, P9 공장을 차례로 신설하고,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15조원을 들여 P10 공장에서 업계 최초로 10.5세대 패널 생산에 도전한다. 패널 기준 OLED TV 생산량은 올해 170만대에서 내년에는 250만대 이상, 2020년에는 650만대로 늘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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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투자와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대형 OLED 투자는 총수 일가이면서 기술 전문가인 구 부회장의 지원으로 가능했다. 구 부회장은 2014년 3월 주주총회를 맞아 주주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LG전자는 차별화된 시장선도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및 브랜드 경쟁력의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굳건히 다져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세계 최초 곡면 OLED TV를 개발했던 점을 언급하며 혁신에 대한 노력에 초점을 맞췄다.
구 부회장은 이달 중순인 지난 12일 최고경영진과 임원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한 세미나에서 “어떠한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의 탄탄한 기본 경쟁력은 상품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현장에서 나온다”며 “미래 준비 과제들의 진척 상황을 냉철하게 점검하고, 핵심 R&D 인력 등 필요한 자원은 제대로 확보하여 집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룹의 대표 역할을 맡은 구 부회장의 적극적인 리더십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대형 OLED에 대한 뚝심 있는 투자와 지원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혁신적 제품이 등장할 수 있었다”며 “BJ(구본준 부회장의 별칭)의 의지가 결국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