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자금 관리 핵심으로 추정되는 리비아 중앙은행 총재가 자취를 감춰 리비아 관료, 외교관, 은행 관계자들이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리비아 중앙은행의 파르하트 오마르 벵다라 총재는 지난 2주 넘게 리비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한 외교관은 "그가 스위스에 있었으며, 카다피 체제를 등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은행가는 벵다라 총재가 지난주 런던을 방문했으며, 아마 늦게 이스탄불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중앙은행 건물에는 보안군과 접수원들이 지키고 있다. 이들은 지난주에는 벵다라 총재가 안 보인지 3일이 지났다고 말하더니, 이번 주에는 그가 도시에 있으며, 사무실에는 없다며 말을 바꿨다고 FT는 전했다.
리비아가 지분을 가진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딧 은행도 은행 부회장을 겸하고 있는 벵다라 총재의 위치를 찾는데 1주일을 보냈다. 연락이 닿았다고 하는데 어디있는지를 말하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관계자는 중앙은행의 부총재와 연락하라는 얘기만 듣고 있다.
때문에 그가 반군세력에 동조적이라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카다피 체제를 지지하는지, 반군세력에 동조하는지 불분명해 카다피 측과 반군세력 모두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그는 무아마르 카다피와 그 가족들에 대한 국제 금융제재에 맞춰 당국자들과 함께 자금을 옮길 관료 중 한 사람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다른 인사들은 그는 아마 카다피를 버렸을 수 있다며, 현재는 숨어 있다고 전했다.
그를 아는 은행계 인사들은 이미 리비아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바꿨을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06년 중앙은행 총재 자리를 넘겨받은 후 그는 은행 부문을 외국 자본에 개방하고, 감독을 강화하고, 청산시스템을 세우려 하는 등 개혁가의 면모를 보였던 것.
하지만 카다피의 아들인 세이프- 알-이슬람 덕분에 총재에 올랐다는 비판도 있는 만큼, 운명적으로 카다피를 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그가 사태 발생 전에 내각 교체 명단에 포함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다 국가 전체가 소유사태에 휩쓸리면서 교체도 가사화되지 않았다.
한 은행가는 "아마 그를 험담하는 사람들이 정부내 꽤 있었을 것"이라며 "그가 후회한다하더라도, 새로운 체제에서는 카다피와 너무 가까왔던 사람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