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급락…유럽위기, 이태리·스페인·벨기에 확산

(종합)신평사들 잇따라 이태리, 벨기에 신용전망 `하향`
중국 2.9%, 유럽 1.7%, 미국 1%대 급락…주요국 경제전망 어두워
위험자산 회피..달러·美국채 선호
  • 등록 2011-05-24 오전 6:22:37

    수정 2011-05-24 오전 7:14:46

[뉴욕= 이데일리 문주용 특파원] 글로벌 금융시장이 2개월 만에 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5월 넷째 주 첫날인 23일 중국 증시의 2.9% 급락으로 시작한 글로벌증시는 유럽과 뉴욕에서 1%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MSCI 전 세계 월드지수도 1.8% 하락했다.   또 등급 전망 하향 경고를 받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재정위기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채권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한때 두 달 만에 1.4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원유와 구리 등 상품가격도 2~3%대 급락하는 등 위험자산이 큰 약세를 보였다.   ◇스페인 집권당 지방선거 `참패`…이태리· 벨기에 등급 `경고`   유럽 재정위기 심화와 확산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 급락의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 미국경제 회복속도 우려가 더해졌다.    2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 산업평균지수가 130.78포인트(1.05%) 하락한 것을 비롯해, 대형주의 S&P 500지수 1.19%, 기술주의 나스닥 1.58% 각각 떨어진 채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특히 30개 종목 중 29개 종목이 하락하는 등 한때 180포인트나 빠지기도 했다.     이날 미국 시카고 지역준비은행은 85개 경제지표에서 추출한 전미 경제지수가 지난 3월 0.32에서 4월에 마이너스 0.4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 전역에서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음이 감지됐다.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 씨티그룹도 미 경제 서프라이즈 인덱스가 지난 3월 최고치에서 5월에는 하락으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 본격적인 `심화와 확산` 과정 접어드나   미 경제 자체의 악재가 있기도 했지만, 이보다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시장 전체에 두터운 먹구름을 드리웠다.   S&P는 지난 20일 저녁 이탈리아의 국가신용 등급을 A+ 유지한다면서도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또 피치사는 이날 벨기에에 대해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면서도 신용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재정문제를 환기시켰다. 이로써 재정위기 조짐이 있는 나라로 꼽혔던 이탈리아와 벨기에가 위기 가시권에 진입했다.    정치적인 이슈인 스페인 선거 결과는 유럽 위기 우려를 더욱 고조시켰다. 스페인의 사파테로 정부는 지난 주말 지방선거에서 30년 만에 최대의 패배를 기록했다. 유권자들은 집권당이 재정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실시한 긴축정책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에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이 긴축정책을 계속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유럽 금융시장에 확산됐다.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심화하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주말, 그리스가 국채발행시장에 복귀하지 못하는 한, 300억 유로의 재정 공백을 피할 수 없으리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그리스는 시장 불안감을 누그러뜨리려 안간힘을 썼다. 채무조정으로 갈 수 밖에 없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채무조정=디폴트`라는 S&P의 경고에 직면한 그리스는 정부자산 매각 속도를 높이겠다는 태도다.   이날 그리스는 2013년까지 추진키로 한 500억 유로의 정부 자산매각을 1년 앞당겨 2012년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게오르그 파판드레우 총리는 "그리스가 정부자산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 국부펀드를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유럽증시의 범유럽 지수인 Stoxx유럽 600지수는 1.74% 하락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1.89% 떨어졌고, 프랑스 CAC40지수는 2.10%, 독일DAX지수는 2.00% 내렸다.   그리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4bp 올라 16.81%, 아일랜드 10년물도 32bp 오른 10,86%를, 또 이탈리아도 3bp 오른 4.81%를 보이고 있다. 스페인 10년물은 5bp 오른 5.53%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화, 한때 1.40달러 선 붕괴…안전자산 선호심리 고조   유럽재정위기 심화 및 확산에 따라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약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한때 1.3970달러를 기록, 지난 3월18일 이후 처음으로 1.4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다소 회복, 1.4055달러를 기록했다.   스위스프랑에 대해 유로화는 1.2325스위스프랑을 기록, 0.8%나 떨어졌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 인덱스는 0.9%나 올랐다.   세계 3위 경제국 중국의 제조업경기 둔화 속도가 가속화하는 기미를 보이자 브릭스 시장도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MSCI BRIC 지수는 이날 2.3%나 떨어졌다. 지난 4월8일 최고치에 비해서는 10%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상품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뉴욕상품시장에서 구리 7월인도분 가격이 3.2% 떨어진 파운드당 3.9915달러를 기록 했다. 미서부텍사스산 원유가격도 2.4% 하락한 배럴당 97.70달러에 마감됐다. 24개 국제 상품에 대한 S&P GSCi 지수는 1.7% 하락, 지난 5월11일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폴 젬스키 자산배당 헤드는 "온통 나쁜 뉴스뿐"이라며 "유럽의 재정 긴축, 부진한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시장을 끌어올렸던 어닝시즌이 끝나면서, 사람들이 위험 자산시장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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