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폭스바겐과 닛산 등 잇따라 터진 디젤차 파문에 최근에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자 김씨는 가솔린 모델로 마음을 바꿨다. 그는 “브랜드와 상관없이 디젤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며 “차를 사면서 괜한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클린 디젤’이 ‘더터 디젤’으로 전락하면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이 불신이 커지고 있다. 환경오염 문제로 디젤차에 대한 정부의 규제 도입이 검토되면서 완성차업체들이 신차 라인업에서 디젤 모델 출시를 보류·연기하고 있다.
디젤 판매량 악화· 친환경차 반사이익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자동차 판매량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규 등록된 자동차는 39만1916대 중 디젤차의 비중은 43.7%로 가솔린차 비중 46.8%보다 낮았다. 지난해 디젤차가 44.7%의 점유율로 가솔린차(44.5%)를 앞섰던 상황이 바뀐 것이다. 디젤차의 비중이 높은 수입차 시장에서의 변화는 더 뚜렷하다. 올 1~4월 국내에서 판매된 디젤 수입차는 전년 동기보다 5.7% 줄어든 4만9753대를 기록했다. 디젤차 판매비중은 지난달 63.5%로 전달에 비해 5.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친환경차 판매는 늘었다. 올 1~ 4월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총 1만8310대로 전년 동기(1만3770대)에 비해 33% 늘었다. 특히 3월 3999대였던 판매량은 4월 6756대로 급격히 늘어 디젤차가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업체들 신차 라인업 조정
디젤차에 대한 정부 정책과 여론이 급격히 변하자 디젤 모델을 앞다퉈 출시하던 자동차업체들이 신차 라인업을 조정하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80(현 제네시스 부분변경 모델) 디젤 모델 국내 출시를 올 하반기까지 앞당기려는 계획을 사실상 접었다. 이 대신 올 여름 기존 배기량 3.3/3.8 가솔린 모델을 먼저 내놓은 후 연비를 높인 3.3 가솔린 터보 모델로 라인업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디젤 출시는 아무리 빨라도 내년 이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젤 모델이 여전히 강세인 유럽 시장을 공략해야하는 만큼 고효율 고배기량 디젤 엔진 기술과 디젤 차종 개발은 계속 이어가겠지만 국내 출시 시기는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도 지난달 국내 출시한 쉐보레 신형 말리부에 1.5/2.0 가솔린 터보 모델만 내놨다. 디젤 모델은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며, 7월 1.8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르노삼성은 SM6 디젤을 예정대로 추가하지만 준중형 SM3 Z.E., 초소형 트위지 등 전기차 판매를 확대해 친환경 이미지도 높일 계획이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아우디코리아는 중형 세단 A4를 출시하며 2.0 가솔린 엔진을 우선 내놓고 디젤은 이후 추가하기로 했다. 폭스바겐도 신형 파사트 디젤 모델 대신 가솔린 모델 2종만 내놨다. 내달 국내 출시하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10세대 신모델도 우선 저배기량 디젤 모델 1종(가솔린은 2종)만 내놓은 후 사륜구동·고배기량 디젤 모델을 추가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업체들이 신차 라인업을 조정하고 있다”며 “당장 디젤 비중을 줄일 수는 없지만 앞으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등 환경 규제가 점차 강화되는 만큼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려 판매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도심 레이싱 축제 "가족 다같이 보러왔어요"…15만 인파 몰려
☞곽진 현대차 부사장 "아반떼 스포츠 판매비중 15%까지 커질 것"
☞현대차 대형트럭 ‘엑시언트’ 엔진 보증기간 5년으로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