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 시장 25조로 쑥... 성장성만 좇다간 쪽박차기 십상

렌털 사업 활황이지만 기존업체 공고..실패 가능성도
관리가 필요한 제품군서 고가 제품을 할부 개념으로
TV, 디지털피아노 등 이색 아이템..핸드폰 렌털도 고려
  • 등록 2015-07-31 오전 3:00:00

    수정 2015-07-31 오전 3:00:0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렌탈 시장이 지속 확대되면서 렌탈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고 있다. 렌탈 시장 참여기업이 늘면서 아이템도 자동차, 정수기, 비데뿐만 아니라 안마의자, TV, 노트북, 스마트폰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 가능성만 믿고 무작정 렌탈사업을 벌이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렌탈 아이템이 다양화 되면서 대기업들도 렌탈 시장에 속속 발을 들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국내 렌터카 업체 1위인 KT렌탈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대대적인 TV 광고 등을 통해 렌터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 그룹은 렌탈 사업 전문 기업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하고 정수기를 비롯한 생활가전 렌탈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 시장 경쟁은 지금보다 더 치열할 전망”이라며 “1~2인 가구나 고령인구의 증가로 빌려 쓰는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KT(030200)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2011년 19조5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렌탈 시장이 2016년 25조9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소비재 렌탈 시장 규모만 16조9000억원으로 국민 1인당 연평균 33만8000원의 렌탈 사용료를 내는 셈이다.

렌탈 사업의 대표적인 아이템은 정수기다. 지난 1998년 웅진코웨이(현 코웨이(021240))가 업계 최초로 렌탈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청호나이스, 교원 등 중견기업들이 잇따라 정수기 렌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쿠쿠전자(192400), 바디프랜드 등 이종업계 기업도 정수기 렌탈 사업을 하고 있다.

렌탈 시장이 지속성장하면서 아이템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고가의 제품을 장기 할부 구매방식과 유사하게 이뤄지고 있다.

안마의자 시장을 크게 늘린 바디프랜드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수백만원대의 안마의자를 렌탈로 판매해 2011년 306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145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바디프랜드의 성공 이후 렌탈을 도입해 새 시장을 창출하려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기레인지를 선보였던 쿠쿠전자(192400)는 200만원에 가까운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렌탈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진= 바디프랜드
최근 디지털피아노 렌탈 서비스를 시작한 영창뮤직도 비슷한 사례다. 이 회사는 기존의 렌탈 디지털피아노 제품이 보급형 위주였던 것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고가의 디지털피아노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케이블 TV업계도 렌탈 사업을 실시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KT,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대기업들의 결합상품에 고전하고 있는 CJ헬로비전(037560), 티브로드 등 케이블업계는 TV, 노트북, 데스크톱 등을 렌탈하고 있다.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을 임대해주는 구조다.

전성진 한국렌탈협회 회장은 “합리적 소비가 개인 소비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소유하지 않고 상품의 혜택을 향유하는 방법으로 렌탈이 뜨고 있다”며 “소유에 집착하지 않는 현상이 확대되면서 렌탈 시스템이 도입되는 제품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시장이 고착화돼 후발업체들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가 약 5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청호나이스, 동양매직, 교원 등 10년 넘게 해당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즐비하다”고 말했다. 이어 “쿠쿠전자, 바디프랜드 등이 저가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현대렌탈케어의 정수기 시장 공략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수기처럼 지속 관리를 해주는 제품군이 아닌 경우에는 실패 가능성이 더욱 높다. 이마트(139480)는 지난 2013년 가전제품 렌탈 시장에 진출했지만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또 별도의 판매 및 관리조직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품목이면 렌탈 시장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홈쇼핑, 온라인몰, 백화점 렌탈숍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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