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지표 악화..3차 양적완화 나올까

5월 실업률 9.1% 연중 최고
경기회복 모멘텀 상실..QE3 논란 가속
  • 등록 2011-06-05 오전 11:49:27

    수정 2011-06-05 오전 11:49:27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우려했던 고용지표 악화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가 회복 모멘텀을 상실했다. 실업률이 연중 최고치까지 치솟으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던 미국 경제는 다시 한치 앞도 모르는 안개속으로 내몰렸다. 시장에는 3차 양적완화(QE3) 논쟁이 가속화 되는 모습이다.

◇ 실업률 연중 최고..3차 양적완화 나오나 지난 3일 발표된 미국 5월 실업률은 9.1%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9.0%보다 소폭 상승한 것은 물론 연중 최고수준이다. 같은 기간 비농업부문 고용은 5만4000명(계절조정치)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부진한 증가세를 보였다.

▲ 미국 실업률 (지난해 7월부터)
예상보다 더욱 부진한 지표에 미국 뉴욕증시는 곤두박질쳤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7.29포인트(0.79%) 미끄러진 1만2151.26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5주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2004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소비자 신용, 주택, 산업생산, 자동차 판매 등 최근 발표된 지표가 대부분 부진한 기록을 낸데다 고용지표 악화까지 덮치면서 투자자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 역시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일 미국이 채무한도 상향에 실패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4월 연고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다우지수는 5.1% 빠졌다. 동시에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올 들어 처음으로 3%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불안정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면서 "미국 정책자들이 가장 신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셜 페롤리 JP모간 이코노미스트 역시 "노동시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국 경제 회복에 있어서 여러가지 의구심이 들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동안 잠잠했던 시장의 관심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QE3 시행으로 옮겨가고 있다. 토드 쇼엔버거 랜드콜트 트레이등 이사는 "하반기 미국 경제가 매우 어려워질 것임이 분명한만큼 연준은 보다 빠른 QE3 도입 전략을 세워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 QE3 시행 가능성? 글쎄...

물론 연준이 당장 QE3를 시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점이 많다. 무엇보다 이미 2조760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불어난 연준 재정상황은 QE3 시행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다.

휘발유값 급등은 물론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에 매파적 성향을 가진 위원이 4명이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아직 QE3 도입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빌 그로스 퍼시픽자산운용(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용 시장 부진에도 불구, 연준이 QE3을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FOMC 성명서 문구를 수정하는 방법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고용시장이 숫자로 보는 것만큼 최악의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리 애들러 마켓워치 주식 칼럼니스트는 이번 고용지표가 발표된 직후 "고용이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통계적 한계로 인해 실제 취업자수가 적게 추정됐다"고 주장했다.   계절조정전 5월 실제 취업자는 68만2000명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2001년부터의 평균치인 76만4000명보다 크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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