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GO를 찾아서]"엄마 화장대 서랍서 '집게핀' 득템했다!"

90년대 대표 레트로 아이템 '헤어 클로'..10대가 열광
'꾸안꾸' 스타일 추구하는 이들에게 제격
집콕족 늘면서 직접 만드는 이들도 많아
"X세대 취향, 레트로 감성과 맞물려 재유행"
  • 등록 2020-09-05 오전 12:30:49

    수정 2020-09-05 오전 12:30:49

(사진=화사 인스타그램)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엄마 화장대 서랍에서 득템했다!”

한 10대 누리꾼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이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머리카락 집게핀’이 있었다.

지난 몇 년간 뉴트로(새로움과 복고의 합성어) 열풍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헤어 집게핀에 꽂혔다.

집게핀이라는 말로 익숙한 ‘헤어 클로(hair claw)’는 199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였던 대표적인 레트로 아이템이다. 헤어클로는 머리형을 만들 때 쓰는 핀의 한 종류로 주로 플라스틱이나 금속으로 만든다.

요즘 MZ세대에서 유행하고 있는 헤어 클로 (사진=김민정 기자)
30년이 흐른 지금 헤어 클로는 셀레나 고메즈와 걸그룹 블랙핑크, 마마무, 오연서 등 국내외 연예인들이 하이틴 패션과 함께 연출하면서 다시금 유행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명 집게핀은 1990년대 엄마 화장대에서 많이 보던 헤어 액세서리다. 세월을 거슬러 20대들 손에 돌아오면서 좀 더 성숙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잇템이 됐다.

액세서리는 나 자신을 가꿀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여기에 집게핀은 특별한 테크닉 없이 ‘똥손’도 손쉽게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듯)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에겐 제격이다.

인스타그램에 ‘집게핀’을 검색했더니 수 많은 게시물들이 나왔다.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집게핀을 활용한 스타일링 방법이 많이 공유되고 있다.

더 나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생활’이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직접 액세서리를 만드는 이들도 늘어났다. 이에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다양한 DIY(Do It Yourself)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요즘 액세서리 만드는 취미에 푹 빠졌다는 A(31) 씨는 “몇 년 전 이런 재료를 우연히 사게 됐다. 그런데 요즘 이런 게 다시 유행하더라. 방구석에 넣어놨던 것들을 꺼내 헤어 액세서리를 뚝딱 만들었다”라며 “재료가 많이 남아 주변 지인에게도 선물했더니 너무 좋아했다. 요즘엔 집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다 보니 방구석 취미를 많이 찾는 것 같다. 꾸준히 만들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싹쓰리 (사진=MBC ‘놀면 뭐하니’)
특히 올여름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가수 싹쓰리(유두래곤, 린다G, 비룡)가 되살린 복고풍 추억에 X세대(1980년 초반 태어난 세대) 패션 스타일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올해 패션계의 가장 큰 유행은 ‘1990년대로의 회귀’다. 한국의 1990년대 역시 경제 활성화로 ‘오렌지족’, ‘X세대’ 등 젊은 소비 주체를 지칭하는 유행어까지 등장했던 시기다.

이 같은 패션 경향이 30~40대에게는 친밀감을, 10~20대에게는 새로움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성을 과감하게 드러냈던 X세대의 취향이 요즘 젊은 세대에게 부담 없이 어필한 것 같다”라며 “여기에 최근 복고 감성과도 맞물려 이러한 제품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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