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잘못된 수능, 귀막은 당국…문과생 진퇴양난”

끊임없이 지적된 통합형 수능에서의 문과생 불리 현실화
수시 최저학력기준 미달, 정시 이과 교차지원 ‘진퇴양난’
올해 문과생 대입 탈락자 속출, 재수생도 역대 최다 전망
임성호 대표 “평가원이 선택과목별 성적분포·석차 공개해야”
  • 등록 2022-02-01 오전 7:00:00

    수정 2022-02-02 오후 9:25:07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사진=종로학원)
[이데일리 김의진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두 차례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모두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유리한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평가원은 통합형 수능에서 문·이과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끝까지 외면했다. 난이도 조절로 문·이과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 평가원의 안일함 때문에 문과생은 올해 대입에서 진퇴양난에 처했다.”

지난해 11월 첫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치러졌다. 학생들은 국어·수학 영역에서 공통문항을 풀고 선택과목을 응시했다. 기존에 이과생과 문과생이 각각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나형으로 구분하고 유형별로 각기 다른 문제를 풀었던 방식과는 다르다.

또 평가원은 수능 성적을 산출할 때 선택과목 점수를 공통과목 점수에 따라 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선택과목 응시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높으면 해당 과목 응시자의 점수가 더 높게 나오게 된다. 이 방식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정작 이과생이 수학에서 문과생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유리해진 탓에 문·이과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수능 전부터 제기됐었다.

반면 평가원은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될 때마다 공통·선택과목 난이도를 조절하면 문·이과 유불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6·9월 두 차례 수능 모의평가 결과 이과생이 수학 영역 상위권을 휩쓸었고 11월 수능에서도 문과생이 저조한 결과를 받아들게 되면서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지난해 11월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종로학원)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능에서 문과생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평가원의 무책임함이 낳은 결과”라며 “두 번의 모의고사를 통해 이과생에 더 유리한 구조라는 점이 명백했지만 평가원은 문과생을 사실상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문과생이 주로 응시한 확률과통계에서 1~2등급 인원은 총 9000명이다. 전년도 문과 위주 과목인 수학 나형에서 3만856명이 2등급 이상을 획득한 것과 비교하면 산술적으로 무려 2만1856명(70.8%)의 문과생이 1~2등급을 받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 때문에 문과생은 올해 수시모집부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대거 발생했다. 임 대표는 “수치상으로 전년 대비 2등급 이상 획득 인원의 감소분인 약 2만명 이상이 최저학력기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특히 내신에 전념하고 수능은 등급 확보 정도로만 준비했던 고3 학생의 피해가 가장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정시에서도 이과생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교차지원하는 사례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과생에겐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종로학원이 수능 응시자 1만2884명의 모의지원을 분석한 결과 이과생의 약 60% 정도가 서울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 지원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정시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인문계 지원자는 8115명으로 전년(4446명)보다 54.7%(3669명)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올해 대입에서 문과생을 중심으로 탈락자가 속출할 수 있고 문과 재수생이 많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임 대표는 “지원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떨어지는 인원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뜻하지 않게 탈락하는 문과생이 대거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어쩌면 올해 재수생이 가장 많이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임 대표는 올해 고3이 된 학생들은 더욱 힘든 수능을 맞게 됐다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고3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3년 내내 제대로 된 학습을 받지 못했다”며 “2023학년도 수능 역시 통합형으로 출제되고 역대급으로 늘어난 재수생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3 학생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평가원이 올해와 같은 문과생 불리·수험생 혼란 문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평가원에서 선택과목별 수험생 석차 등 성적 분포 현황 정보만 공개해도 수험생은 자신의 위치를 어느 정도 파악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다”며 “대입 과정에서 혼란을 막는 것도 교육 당국의 역할 중 하나이므로 평가원은 정보 공개를 통해 대입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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