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의 중개시장]프롭테크 육성한다는 정부…"현행법 상 문제 없어"

정부, 프롭테크 육성안 발표 예고했으나
중개사 반발 등으로 공개 미뤄
“타다와는 달라…갈등 중재안도 검토 중”
  • 등록 2021-08-17 오전 5:10:00

    수정 2021-08-17 오전 9:14:37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정부가 예고했던 ‘프롭테크(정보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 육성책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중개수수료·서비스 개편 관련 의견을 수렴한 뒤 종합 방안을 내놓는 과정에서 이를 함께 선보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산업 진흥안은 물론 업계 갈등 해결을 위한 방지책 등이 담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16일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회가 오는 17일 오후 2시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 증가로 불만이 빗발치는 중개보수 개선책은 물론 중개서비스의 전반적인 문제점 및 개선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종합 개선안을 확정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프롭테크 등 부동산 관련 신산업 지원 방안 포함 등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제1차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프롭테크 육성 방안 등을 올해 마련하기로 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TF 회의와 연구용역을 통해 중개수수료뿐만 아니라 신산업 분야까지 두루 살펴봤다”며 “관련 내용을 함께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프롭테크의 성장으로 ‘제2 타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생 IT기업들이 특정 시장에 진출할 경우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감정평가업계에서는 이미 갈등이 점화된 상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연립주택 등 부동산 가격의 시세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추정가를 제공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 ‘빅밸류’를 혁신기업으로 보고 규제 예외 대상인 샌드박스 업체로 선정했다. 그러나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이를 감정평가사법 위반으로 보고, 고발 조치하면서 분란이 커졌다. 빅밸류는 지난 5월 결국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으나 그 사이 사업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동산 중개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공인중개업계의 반발도 진작부터 시작된 상황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부동산 중개 플랫폼 ‘다윈중개’를 검찰에 고발했다. 협회의 다윈중개 고발은 2019년 이후 세 번째로, 협회는 다윈중개 뿐만 아니라 ‘집토스’, ‘트러스트’ 등 다른 스타트업도 고발했다. 최근에는 국회를 찾아 ‘직방’ 등 대형 부동산 플랫폼 업체의 중개시장 진출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하고 서명 운동에도 나섰다.

이에 정부가 신산업 진흥책을 넘어 프롭테크 업계와 중개업계 갈등을 조율할 방안을 빨리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토부도 이를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 국토부는 중개업계 갈등이 타다 사태와는 결이 다르다고 보는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다는 법령에 없던 사업이었지만 프롭테크 업체들은 현행법 내에서 운영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다르다고 본다”며 “확정되진 않았으나 시장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프롭테크 산업 육성안과 공인중개사들과의 갈등 방지책 등 다양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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