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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뮤지컬은 대형 뮤지컬과 비교해 ‘들을 거리’가 부족하다는 편견은 잠시 미뤄도 좋을 듯하다. 록과 재즈를 비롯해 대학로에 없었던 오페라를 캐주얼하게 활용한 중소 규모의 뮤지컬이 등장했다. 대극장에서 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웅장한 음악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각 음악 장르의 특징을 살리며 관객을 유혹한다.
◇중소극장에서 보는 오페라 ‘볼만하네’
대학로 뮤지컬은 대형뮤지컬과 비교해 규모가 작아 피아노 등에 의존해 단순한 선율의 넘버를 구성했다. 최근 들어서는 높아진 관객의 눈을 고려해 화려한 음악 구성을 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는 네 번째 공연을 맞아 4인조 라이브 밴드를 무대 위로 올렸다. 지난달 24일 개막했다. 자신을 비하하며 죽으려 했던 록커 강구가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해기를 만나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지난해 5월 개막해 오픈런으로 공연 중인 뮤지컬 ‘올 댓 재즈’에서는 재즈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안무가 밥 포시 스타일이 담겨있는 화려하고 섹시한 춤과 함께 재구성했다.
◇규모는 작아도.. 열정은 무한대
대학로에는 연극을 기초로 만든 중·소극장이 많아 오페라 등 전문적인 음악극을 선보이기에 다소 부적합하다. 객석의 구조가 음악을 듣기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음향시설도 전용극장에 비할바가 아니다. 하지만 관객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극장에서는 오페라글라스를 챙겨야 겨우 볼 수 있는 배우들의 표정연기를 중소극장에서는 어느 자리에서나 볼 수 있다.
‘라트라비아타’에 참여한 오페라 연출가 이성경은 공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연극과의 컬레버레이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그는 “19세기에 나왔던 오페라를 현대인에게 똑같이 전달하기보다 새롭게 탄생시키겠다는 의지로 만들었다”며 “음향장비 등에서 한계가 있지만 오페라의 아름다움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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