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폐장후 쏟아지는 악재…`올빼미 공시` 여전했다

대우조선·가스공사·STX중공업·현대상선 등 폐장 노려 공시
코스닥에서도 계약규모 축소 공시 대거 등장
  • 등록 2016-01-03 오전 8:25:11

    수정 2016-01-03 오전 8:25:11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연말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올빼미 공시’. 거듭된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마지막날인 31일에도 올빼미 공시가 대거 등장해 아쉬움을 남겼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시가 열리지 않은 지난달 31일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아프리카 지역 선주와 맺은 13억원 드릴십 2척의 계약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또 미주지역 선주와 체결한 12억원의 계약도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종료일이 기간을 정하지 못한 채 연기됐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선주측과 인도연장 계약에 대해 협의하고 있으며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지막 주식거래가 있었던 30일 장 마감 직후에도 한국가스공사(036460), STX중공업(071970), 현대상선(011200) 등 주요업체들이 부정적인 공시를 냈다. 한국가스공사는 연내 매각을 목표로 추진한 LNG캐나다 지분 매각이 가스값 하락 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고 STX중공업은 부산지방국세청으로부터 274억원의 추징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지난달말 콘테이너선 1척을 매입하는 계약을 마무리하고자 했지만 선박금융 인출 조정 등으로 인해 기간이 3월말로 늦춰졌다고 공개했다.

이처럼 증시 폐장후 회사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시를 발표하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가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발생했다. 회사들이 발표한 매각 지연과 벌금, 계약기간 연기 등은 회사 자금흐름을 비롯한 경영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다. 통상 계약종료 시점이 연말에 몰려 있어 이에 맞춰 공시를 진행할 순 있지만, 장중 공개할 수 있었던 내용을 굳이 증시가 열리지 않은 시점에 공시하는 행위는 주가 하락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계약규모가 축소됐다는 공시가 대거 등장했다. 파캔OPC(028040)가 지난달 31일 기존 28억원 규모의 여권 발급장비 공급 계약이 절반 수준인 14억원으로 축소됐다고 공시했고 피제이메탈(128660)아바코(083930)·대한과학(131220)·코미팜(041960) 등 업체 모두 계약규모가 축소됐다는 공시를 올렸다.

또한 자금과 관련한 변동사항과 증설 작업이 늦춰지고 있다는 등의 공시도 올라왔다. 행남자기(008800)는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계약의 잔금 지급 일자가 연기됐다고 공시했고, 로만손(026040)은 중국업체 지분 취득 연기를, 큐로홀딩스(051780)는 계열사에 대규모 자금 대여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공시를 통해 알렸다. 이 밖에 에이티테크놀로지는 당초 진행하려던 타법인 전환사채 인수 작업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전했고, 와토스코리아(079000)는 공장 증설 작업 종료가 1년 늦춰졌다고 공시했다.

이같은 올빼미 공시가 성행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폐장됐더라도 올빼미 공시를 비롯한 각종 정보가 발표된다”며 “투자기업 관련 정보에 대해 항상 주목할 필요가 있고 특히 회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자주 나오는 폐장 시기에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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