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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1월 7일 A양은 기침 증세로 조선대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당시 병원 의료진으로부터 ‘급성 세기관지염’으로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하기로 하고 퇴원했다.
다음날 A양은 호흡곤란과 청색증으로 병원에 다시 내원했다. 양쪽 폐에서 수포음이 청진 됐고 코와 인두 부위를 채취한 면봉에서 ‘아데노바이러스’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후 A양에게 전신 청색증이 보이고 맥박이 촉진되지 않자 병원 의료진은 심장마사지와 기관 내 삽관을 시행했다.
A양은 회복과 악화의 상태를 반복하다가 2016년 1월 11일 호흡수가 불안정해졌고 기관 내 삽관이 다시 시행됐다. 이날 소아청소년과 병동 간호사인 피고보조참가인은 A양에게서 가래가 끓는 소리가 들리자 기관흡인을 시행했는데, 흡인 직후 A양의 산소포화도가 기존 95% 이상에서 64%로 저하됐다.
A양 부모는 병원 측 과실을 물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기관 흡인을 시행하던 중 기관 내 삽관 튜브를 잘못 건드려 기관에 빠져 식도에 들어가게 했고, △산소 공급이 중단돼 저산소증에 의한 심정지가 발생, △산소 공급 전후 응급 조치 또한 제대로 하지 못해 A양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2심에서는 일부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조선대의 책임을 60%로 인정하고 원고들에게 약 2억8700만원(상속분·위자료·장례비 등 포함)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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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원심판단처럼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먼저 이 사건 기관흡인 당시 망아에게 삽관된 튜브가 발관 됐다는 사정이 증명돼야 하고, 그러한 튜브 발관이 피고보조참가인이나 피고 병원 의료진이 준수해야 하는 주의의무를 위반해 발생한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튜브의 발관과 망아의 급격한 산소포화도 저하 사이의 인과관계, 피고 병원 의료진이 신속하게 발관된 튜브를 재삽관하지 못한 과실로 망아의 상태가 악화됐다는 사정, 이러한 과정과 망아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이 없음에도 원심판단처럼 의료 과실로 망아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병원 의료진의 과실이 있다고 단정한 원심판단에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에 있어서 과실과 인과관계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