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득표율 변화론 더 크게 이겨
1일 이데일리가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 여야가 각각 얻었던 득표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이 재보선 전체 15곳 중 경기 평택을과 울산 남구을을 제외한 13곳에서 지선 때보다 더 높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승리지역에서는 차이를 더 벌리고 패배지역에서는 차이를 더 좁힌 곳이 13곳에 이른다는 얘기다.
의석수로 승패를 따지면 11곳에서 이겼지만, 득표율 판도에서는 2곳 더 많은 13곳에서 밑바닥 민심이 상승세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지율 변화 측면의 스코어는 ‘13대2’라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겨도 10%포인트 차이와 20%포인트 차이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의석수도 의석수이지만 득표율이 새누리당에 더 쏠렸다는 것은 새정치연합에 대한 굉장히 냉혹한 심판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충청권 민심이 크게 출렁였다. 충북 충주의 경우 충북지사 지선 당시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가 51.5%의 득표율로 이시종 새정치민주연합 후보(46.9%)를 4.6%포인트 차이로 앞섰는데, 이번 재보선에서는 그 격차가 무려 34.5%포인트로 벌어졌다.
호남에서도 새누리당이 더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정현 의원이 승리한 전남 순천·곡성 외에 나머지 3개 선거구도 모두 득표율이 상승했다. △광주 광산을(3.5%→7%) △전남 나주·화순(8.2%→22.2%)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9.1%→18.7%) 등에서 많게는 14%포인트 정도 득표율이 올라갔다.
여권 관계자는 “정당 외에 인물 경쟁력도 득표율에 영향을 미치긴 한다”면서도 “지선 때보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지지는 확연히 더 오른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공천서 이미 여야 승패 판가름 분석
불과 두 달 사이 민심이 이렇게 바뀐 요인으로는 우선 공천이 꼽힌다. 새누리당이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신인’들을 대거 발탁했던 게 유권자에게 어필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김용남 의원(수원팔달)과 홍철호 의원(김포), 유의동 의원(평택을) 등이 대표적이다. 충청권에서 당선된 의원 3명도 모두 초선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중앙당 주도 하에 이뤄진 전략공천의 후폭풍을 강하게 맞았다. 손학규 상임고문(수원팔달)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김포) 같은 차기 잠룡들이 신인들에게 일격을 당한 것도 해묵은 정치공학에 대한 심판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준 단국대 정외과 교수는 “새정치연합이 상당히 오만한 공천을 해 유권자들로부터 강한 거부감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홍형식 소장 역시 “야당이 공천 과정에서 여당보다 더 어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의 ‘경제살리기’ 이슈가 더 먹혀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내영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민심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야당의 발목잡기 혹은 특별법 대책보다는 여당의 경제살리기가 더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