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동 정세 불안과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발 추가 악재로 자칫 글로벌 경제 전체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정부 외환시장 동향 점검..14일 동향에 주목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은 지난11일 저녁 긴급소집한 재정부 비상대책반 회의에서 "중동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일본 지진이 국제금융시장, 특히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환율변동과 CDS 프리미엄 등 국제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말했다.
임 차관이 밝혔듯이 일본 지진 영향은 당장 역외 시장의 달러-원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역외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일본 강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때 1130원선까지 치솟았고, 달러-엔 환율은 한때 83.29엔까지 올랐다.
환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엔저 현상이 진정되고 나스닥선물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영향으로 다시 1126~1127원대로 내려앉았다. 달러-엔 환율도 82엔대에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관심은 주말이 지나고 시장이 개장하는 14일부터다. 그리스와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을 둘러싼 유로존 불안감과 민주화 시위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번질 조짐, 여기에 지진까지 더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이번 지진을 계기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심화돼 국내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정위기로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된 바 있는 일본은 이번 지진으로 또 다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피해규모가 1995년 고베 대지진에 버금갈 경우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악의 피해규모를 가정할 때 이는 엔화가치 하락으로 엔저 사태를 낳을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과 국내 업체의 부품 수입선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지진이 일본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침체의 도화선이 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일본 지진의 영향이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때다. 이는 우리 물가에 직접적인 상승요인으로 작용해,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 상승을 부채질 할 수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해, 동향 점검에 착수했다.
임 차관은 "일본 지진의 영향이 국제유가나 원자재 시장의 동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은 우리 물가에도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원유 및 곡물시장 동향 점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