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악의 강진..국내경제에 미칠 파장 `촉각`

정부 외환시장 모니터링 강화..달러-원 환율 상승
일본發 세계경제 침체 우려..수출주력 韓경제 타격
  • 등록 2011-03-12 오전 9:00:00

    수정 2011-03-12 오전 9:00:00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8.9의 강진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가뜩이나 어려운 일본 경기에 이번 지진이 침체를 가속화시키지 않을까 전 세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동 정세 불안과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발 추가 악재로 자칫 글로벌 경제 전체에 메가톤급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정부 외환시장 동향 점검..14일 동향에 주목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은 지난11일 저녁 긴급소집한 재정부 비상대책반 회의에서 "중동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일본 지진이 국제금융시장, 특히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환율변동과 CDS 프리미엄 등 국제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말했다.

임 차관이 밝혔듯이 일본 지진 영향은 당장 역외 시장의 달러-원 환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역외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일본 강진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때 1130원선까지 치솟았고, 달러-엔 환율은 한때 83.29엔까지 올랐다.

환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엔저 현상이 진정되고 나스닥선물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영향으로 다시 1126~1127원대로 내려앉았다. 달러-엔 환율도 82엔대에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과거에도 일본 지진 발생시 엔화가 급격히 빠지지는 않았다"며 "글로벌 경기우려나 중동지역 불확실성, 유로존 신용위험 재부각 등 대외변수가 많아 지진이라는 이벤트에만 일방적으로 반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관심은 주말이 지나고 시장이 개장하는 14일부터다. 그리스와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을 둘러싼 유로존 불안감과 민주화 시위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번질 조짐, 여기에 지진까지 더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이번 지진을 계기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심화돼 국내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유가, 원자재 영향 면밀히 검토 또 다른 관심사는 이번 피해가 일본 경제와 나아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다.

재정위기로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된 바 있는 일본은 이번 지진으로 또 다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피해규모가 1995년 고베 대지진에 버금갈 경우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악의 피해규모를 가정할 때 이는 엔화가치 하락으로 엔저 사태를 낳을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과 국내 업체의 부품 수입선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지진이 일본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 침체의 도화선이 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우려되는 대목은 일본 지진의 영향이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때다. 이는 우리 물가에 직접적인 상승요인으로 작용해,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 상승을 부채질 할 수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해, 동향 점검에 착수했다.

임 차관은 "일본 지진의 영향이 국제유가나 원자재 시장의 동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은 우리 물가에도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원유 및 곡물시장 동향 점검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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