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개미군단이 주식을 사면 시장은 떨어지고 반대로 팔아치우면 증시는 오르고 있다. 여의도 증권맨들은 “늘상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초부터 ‘개미 필패’ 법칙이 다시 증명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연휴 휴장을 앞두고 관망심리가 강해지는 만큼 변동성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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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전 변동성 커져 투자 주의해야
19일 코스피 지수는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거래일보다 0.51%(12.02포인트) 오른 2380.34에 마감하면서다. 공교롭게도 개인투자자가 3거래일 만에 ‘팔자’로 전환한 날에 증시는 오히려 상승하며 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코스피 지수가 9거래일 연속 상승을 멈추고 이틀 연속 하락한 지난 17~18일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9거래일간 순매도세를 유지하다 각각 1282억원, 1490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로 돌아섰다. 하지만 기관이 팔아치우면서 증시는 하락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설 연휴를 앞두고 매수를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휴 전 시장은 거래대금이 크지 않고 움직임이 제한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작은 변수에도 주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증시는 외국인의 순매수세 유입 지속과 기관의 순매도세 지속 사이에서 줄다리기하고 있다. 외국인은 ‘달러 약세→달러·원 환율 하락→환차익 메리트’로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와 중국 춘절 연휴로 인해 시장이 휴장함에 따라 공격적인 포지션 구축보다는 관망할 유인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19일 코스피 시장 거래량은 3억6391만주로 7거래일 만에 3억주대로 내려앉았다. 이번 주 들어 거래량 5억주대를 유지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거래대금도 5조3554억원으로 지난 12일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전반적인 거래 감소 속 개별 종목들의 호가 스프레드를 얇게 만들 수 있다”며 “벤치마크 플레이 혹은 개별 종목 플레이와 무관하게 보유종목들의 변동성 관리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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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코스피 상승을 주도해온 반도체주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상품전략본부장은 반도체를 가장 경계해야 할 섹터로 꼽으면서 “반도체 실적 부진이 예상돼 4분기 실적이 발표되기까지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업황 턴어라운드에 한참 앞서서 수급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설 연휴 이후 증시 변곡점이 될 주요 이벤트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주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올해 첫 FOMC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선물시장의 2월 금리 인상 폭은 25bp(1bp=0.01%포인트) 인상이 96.4%로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한재혁 연구원은 “최근 연준 매파적 위원들 50bp 인상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감안하면 사소한 움직임에도 해석을 달리하며 (시장이) 과도한 행동을 보일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일본은행(BOJ) 움직임에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지난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폭을 기존 0.5%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시장금리가 재차 상단을 터치하고 있어 계속해서 추가 상향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이라서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에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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