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文대통령 인식전환 필요…감정적대응 자제해야"

文대통령 협치 위한 정치전문가 제언
"文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목소리
"야당 역할 인정해야…대화나설 명분줘야"
"국민통합과 적폐쳥산 병행 가능, 방법 찾아야"
"靑 정치적 쟁점에 대한 언급 자제, 경청해야"
  • 등록 2019-05-22 오전 5:00:00

    수정 2019-05-22 오전 5:00: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제1차 여야정상설협의체를 갖고 여야 5당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전문가들은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에 더욱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원칙적 입장만 강조해서는 야당이 대화에 응해 올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1일 “야당은 여권과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그것을 보고 자유한국당이 발목을 잡고 있어 방법이 없다고 해선 안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신 교수는 “정국을 풀려고 야당 지도부를 만나려고 하는 거면 자존심을 내세우면 안된다”며 “외교나 남북 문제에서는 어느정도 그런것이 필요하지만 문 대통령이 가장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국내 정치에서 문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자존심싸움을 하면 결국 굴복을 요구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꼬집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역시 문 대통령이 야당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채 교수는 최근 문 대통령의 ‘빨갱이’, ‘독재자의 후예’ 등의 언급을 가리키며 “문 대통령에게 감정적인 문제가 남아있는 것 같다”고 했다.

채 교수는 “문 대통령은 국민통합과 적폐청산의 문제가 같이 가지 못한다는 인식을 자꾸 내비치고 있다”며 “그런데 유권자들의 요구는 국민통합과 적폐청산이 같이 갈 수 있다는 것이고, 문 대통령이 여기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방법을 찾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진영을 구분하는 감정적인 메시지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봤다. 실제 황교안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를 언급한 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지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대변인 짓하고 있지 않나”고 반발하며 또다른 갈등이 재현됐다. 채 교수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 역시 질책을 하는 톤보다는 ‘나는 마음에 들지 않아도 국민을 생각해 야당의 역할을 해달라’고 도닥이며 명분을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야당과 소통의 방안을 다양화하되 기존 합의된 만남의 방식에서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이미 합의한 사항까지 양보하라는 건 한국당의 ‘몽니’”라며 “다만 5당 대표가 만난 뒤에 제1야당과 따로 만날 수 있고 방법은 다양하게 할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야당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수시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되 청와대는 가급적 정치적 논쟁의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정치 쟁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진중한 모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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