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차례씩 울리는 스팸 문자메시지와 전화벨이 이용자들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휴대전화 스팸이 `공해` 수준으로 난무하면서 갖가지 정신적 피해를 유발하고 있는 것.
하루 서너통의 대출 스팸 전화를 받는다는 회사원 정모(33)씨는 "대출이 필요하긴 한데 도대체 어디서 내 번호를 알고 전화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처음에는 대답을 하고 끊었지만 지금은 받자마자 끊는다"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접수되는 연도별 스팸신고 건수는 2008년 2117만건에서 2010년 7037만건, 2011년 8200만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대전화 스팸의 `주종목`인 대출 광고 문자 및 전화는 30~40대 직장인들 대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인터넷 서비스들이 온라인 회원가입시 `마케팅 정보 제공 동의`에 서명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한 것도 휴대전화 스팸 기승에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KISA 관계자는 "개인정보 중에서도 휴대전화 번호는 음지에서 고가에 팔리는 편"이라며 "과거 모 오픈마켓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중국에서 거래된 사례에서 보듯이 각종 텔레마케팅 업체들은 음지를 통해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량 문자발송 서비스 업체에 대해 대규모 스팸 발생 시 통신 속도를 늦추는 등의 방지책을 쓰고 있지만 결국 이용자 스스로가 스팸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사의 스팸 차단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단말기에서 문제의 번호를 차단하는 조치를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