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반헌법적 결정’이라고 강력 비판하고, 화물연대가 ILO핵심협약에 저촉된다고 반발했지만 업무개시 명령은 경제 위기 수습과 국민 생활 보호를 위해 더 미룰 수 없는 조치다. 산업 현장의 피해가 하루가 다르게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서다. 강원도에서는 시멘트 출하량이 평시 대비 91% 줄면서 132개 레미콘 공장 중 35곳이 가동을 멈췄고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못해 셧다운된 공사장이 28일 기준, 전국 508곳에 달했다. 인천항에서는 컨테이너 반출입이 94%나 급감했다. 수도권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재고가 바닥나 주유소들이 영업을 멈추는 일까지 벌어졌다. 물류 대란은 물론 막대한 충격과 혼란이 나라 경제를 엄습하고 있음을 국민이 확인하게 된 것이다.
개인 사업주들의 이익단체라는 점에서 화물연대는 엄밀히 말하면 노조가 아니다. 운송 거부는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파업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법치 수호와 국민 생활 안정을 위해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불법 파업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을 이참에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집단 이기주의에 무릎꿇는 일이 반복된다면 신뢰는 더 추락하고 공권력도 조롱받을 수밖에 없다. 화물연대도 즉시 운송거부를 철회하고 현장으로 복귀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