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종료에도…기 못 펴는 자동차株

파업 종료한 날 하루 반짝 상승
현대차·기아·부품주 하락 전환
경기 둔화 우려에 수요 불확실성
증권가 "공급 회복 어려워 높은 가격 유지"
  • 등록 2022-06-20 오전 5:04:00

    수정 2022-06-20 오전 5:04:0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화물연대 파업 종료에 반짝 상승했던 자동차 관련 종목이 다시 하락전환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 자동차 수요 역시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증권가에선 자동차 대기 수요 대비 공급 회복이 늦어 구조적인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대차(005380)는 전 거래일보다 3000원(1.73%) 하락한 1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물연대의 파업에 주가가 하락하던 현대차는 지난 15일 파업 중단 소식에 반짝 올랐지만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기아(000270)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약세를 보이던 기아 주가는 15일 하루 상승했지만 16일부터 이날까지 이틀 연속 내렸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012330)현대글로비스(086280)도 하락했다. 기관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702억원, 2413억원 어치 팔아치우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최근 경기 불확실성 우려가 높아지면서 코로나19 이후 상승한 자동차 가격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경기 소비재 내 다른 산업군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이 전년대비 30% 감소했다. 반도체 공급 차질이 하반기부터 회복될 경우 대기 수요가 급격히 해소되며 재고가 상승할 위험도 있다.

하지만 증권가는 장기간 누적된 자동차 대기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공급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에도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중고차가 여전히 높은 가격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어 실질적인 수요 위축으로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더라도 각국의 내연기관 규제로 완성차 업체가 공격적인 생산 확대를 계획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자체가 수요 중심의 환경에서 공급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해석도 있다. 1분기 현대차와 기아는 원가 급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판가 인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점도 자동차 수출에는 긍정적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교체 수요가 대부분인 선진 시장의 자동차 대기 수요 이상으로 자동차 공급을 단기에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환경 규제와 전동화 전략 강화 속에서 공급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워 구조적인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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