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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유도 미사일부터 원격 기폭 지뢰, 경량 수류탄, 탄약까지 생산하는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은사업장은 직원만 600여 명에 달하는 대형 사업장이다. 폭발·화재 위험이 높은 화약 등을 다루는 고위험 사업장이기도 하다.
단 한 번의 사고가 치명적인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작업. 그만큼 근로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체계도 촘촘하게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강 전무의 설명이다. 먼저 사업장의 목표와 전략, 성과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부터 안전을 중심에 뒀다. 또 공정에 필요한 화약의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한 자체 실험실부터 폭발에 대비한 시뮬레이션 훈련까지 충분한 안전 설비도 마련했다.
강 전무는 “사업 확장으로 신규사업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위험요인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안전한 환경을 위한 경영진의 의지는 강력하다”며 “특히 보은사업장은 전 직원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위험성평가를 안착하기 위해 주력했고, 그 중심에 안전주임 제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주임은 보은사업장만의 독특한 위험성평가 제도다. 직원이 수백 명에 달하는 큰 사업장들은 업무 분담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 이에 근로자들은 생산과 안전을 분리된 업무로 인식하기 일쑤고, 현장 작업자들은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이에 보은사업장은 생산팀 내에 안전만을 담당하는 직원을 선임했다. 안전주임은 작업 과정 내내 안전사고 발생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등 위험성평가를 수시로 진행한다.
이 사업장의 고상섬 안전환경팀장은 “생산팀 인력 중 1명을 자원 받아 주임으로 승진시키고, 전문 교육을 받게 한 뒤 아예 해당 팀의 공정에 대한 안전을 전담하도록 했다”며 “기존 안전팀이 큰 틀의 계획을 세우고 지도한다면, 안전주임은 해당 팀의 교육부터 서류와 설비 점검까지 도맡아 공정 안전의 전문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안전주임 선임 후 안전 인력의 잦은 유출 문제도 해결됐다. 고 팀장은 “최근 산업안전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안전관리 인력의 유동성이 커졌고, 그로 인한 안전 공백 우려도 있었다”며 “생산 전문직을 안전주임으로 전환해 전문성을 키운 뒤로는 인력 유출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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