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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큰손’ 외국인이 던지면 일본은행이 담는 가운데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계속된 엔저에, 엔화로 보유한 일본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은 일본 주식을 던진다. 그러면 주가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담는 상황이 이어진다.
큰손들의 ‘자강두천(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줄임말)’ 속 증시에서의 개인투자자들 존재감은 미미하다. 일본 개인들이 가진 돈 절반 이상을 예금에 넣고 있어서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개인 현금 예금은 1088조엔(약 1경391조원)으로, 총 금융자산의 54.3%를 차지한다. 이는 예금 비중이 10%인 미국이나 30%인 유럽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주식시장에서 개인 돈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다. 도쿄증권거래소 2021년 주주분포조사에 따르면 금액 기준으로 개인 보유 비율은 16.6%로, ‘증권민주화’ 바람이 일었던 1970년대에 비하면 절반 넘게 쪼그라들었다.
특히 노인 투자자가 많다는 점도 일본 주식시장의 특징이다. 60세 이상이 금액 기준으로 67%를 보유하고 있다. 그마저도 이들은 절세를 위해 주식에서 부동산으로 갈아타려는 추세다. 시세 100%가 평가금액이 되는 주식과 달리 부동산은 시가 80% 정도만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본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식은 매력 없는 투자처로 여겨져 온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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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개인이 일본에서 주식 투자를 하기 어려운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일본 주식시장의 최소 거래단위는 100주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 9위 닌텐도에 투자하고 싶다면, 15일 종가 기준 6만1990엔(약 59만2000원)짜리 100주를 사기 위해 우리돈 6000만원 가까이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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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공포는 커지는데 임금은 안 오르는 등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진 탓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1% 올랐다. 반면 일본 메가뱅크(초대형은행)들의 예금금리는 평균 0.001% 수준이다. 엔화로 예금을 해 두면 실질적으로 내 자산 가치는 줄어든다는 의미다. 또 일본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30년간 다른 선진국들이 두자릿수 오르는 동안 4.4% 오르는 데 그쳤다.
글로벌 인플레 충격이 ‘노잼(재미없음)’으로 유명한 일본 주식시장에도 여파를 미치는 모양새다. 30년째 월급은 제자리걸음을 하는데, 연금 수령액은 줄어들면서 주식 투자에 소극적인 일본인들도 움직이게 만든 셈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연금개혁이나 2013년 아베노믹스 정도의 개혁이 있지 않고서야 일본 증시가 활력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