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키다리 나무숲 저편으로 '성큼성큼' 가을이 간다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 만추 여행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휴양림
1972년 故 임창봉씨가 200여억원 들여 조성
24만평 대지에 6200여그루 메타세쿼이아 식재
장태산휴양림 최고 명물 '스카이웨이'
메타세쿼이아 중간 높이에 나무데크길 만들어
  • 등록 2017-11-24 오전 12:00:01

    수정 2017-11-24 오전 12:00:01

장태산자연휴양림의 최고 명물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는 관광객. 이 길을 걸어가면 우러러보기만 했던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허리를 눈앞에서 자세히 보고 만질 수 있다. 어느 곳에서도 해볼 수 없었던 색다른 숲체험이 마냥 신기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까마득한 저 아래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내려 보는 기분도 묘하다.


[대전=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차라리 시민 품으로 돌려 주겠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줄도산했다. 대전 장태산 자락에 휴양림을 조성하던 한 노인도 그 파고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휴양림 경영이 어려움에 처하자 “차라리 시민 품으로 돌려 주겠다”며 2002년 대전시로 소유권을 넘겼다. 독림가(篤林家) 고(故) 임창봉(1922~2002)씨의 이야기다. 충청권 최대 재력가 중 한명이었던 고인은 1972년 당시 200여억원의 사비를 들여 24만평 규모의 장태산자연휴양림 터를 사들였다. 처음에 낙엽송 9만 그루와 밤·잣·오동나무를 등 13만 그루를 심었다. 하지만 나무가 잘 자라지 않자 메타세쿼이아로 바꿔 심었다. 그렇게 고인은 2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정성을 들여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휴양림을 만들었다. 휴양림은 2002년 대전시로 넘어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고인이 떠난지 어언 25년. 하지만 그가 심었던 나무들은 시간을 더해가며 점점 멋진 자태를 뽐내고 서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메타세쿼이아 숲 ‘장태산자연휴양림’이다.

장태산 자연휴양림 입구로 들어서면 마치 가을 동화같은 생태연못이 그림같은 풍경으로 펼쳐진다.


◇ 살아 있는 화석식물 ‘메타세쿼이아’

겨울이 오기 전 늦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장태산 자연휴양림 메타세쿼이아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다.
장태산은 높이 186m의 나지막한 산이다. 산세가 유려하지도 않아 볼거리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 산에 자리한 휴양림은 대전 시민들로부터 힐링의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그 이유는 오로지 장태산자연휴양림에 울울창창하게 들어선 ‘메타세쿼이아 숲’ 때문이다.

메타세쿼이아는 흔한 나무가 아니다. 전남 담양과 전북 진안의 메타세쿼이아도 유명하지만 모두 가로수로 심어졌다. 대전 장태산의 메타세쿼이아는 비록 유명세는 덜해도 ‘급’이 다르다. 이곳의 메타세쿼이아는 길가에 심어진 가로수가 아니라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6200여 그루가 넘는 집단 식재되어 쥬라기 공원에라도 온 것 마냥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긴다.

언뜻 보면 편백나무나 삼나무와 생긴 모양이 비슷하지만 메타세쿼이아는 ‘살아있는 화석식물’로 불리는 전설의 나무다. 1억년 전 백악기 공룡시대의 화석에서도 발견됐고, 실제 우리나라 포항에서 메타세쿼이아 화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300만년 전에 지구상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 나무는 놀랍게도 1946년 중국의 오지 마을에서 살아 숨 쉬는 나무로 발견돼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늦가을 햇살이 부서진다. 그 위로 낙엽비가 흩날리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메타세쿼이아는 높이 35m, 지름 2m까지 자라는 키다리 나무다.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 요즘엔 가로수로 인기가 높다. 한여름에는 짙은 녹색의 뾰족한 잎이 특징이지만 가을에는 붉은빛을 띤 갈색으로 물들어 주변을 운치있게 만들어준다. 그런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대전 서남쪽 장태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장태산자연휴양림에 가면 원 없이 볼 수 있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 숲에서는 언제나 맑은 산소가 펑펑 솟아난다. 그야말로 산소공장이 따로 없다. 그 신선한 산소를 마시기 위해 많은 이들이 장태산을 찾아 태양이 가려진 시원한 나무 그늘 속을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고 힐링을 체험한다. 메타세쿼이아 숲이 만들어내는 이국적 풍경과 힐링의 이미지 때문에 장태산자연휴양림은 대전 관광명소 12경과 ‘2014 한국 관광의 별 100’ 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의 최고 명물 ‘스카이워크’를 걷다보면 높이 27m의 거대한 스카이타워가 모습을 드러낸다. 달팽이관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가도록 만들었다.


◇ 울긋불긋 가을 내려앉다

스카이타워 정상에 서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숲의 경관이 한 눈에 올라온다. 울긋불긋 타들어 가는 가을산이 장관을 펼치고 붉은 숲 사이로 난 데크길을 걷는 사람들이 모습은 마치 한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휴양림 입구부터 메타세쿼이아가 인상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가 양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아는 마치 사열 중인 의장대처럼 언제 봐도 늠름하다. 이리저리 뒤틀리지 않고 그저 하늘로만 곧게 뻗어있다. 긴 삼각형 형태를 이룬 나뭇가지는 멋스럽고, 그런 나무들이 빽빽하게 군집을 이루고 있으니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하늘을 뚫을 듯 위로 솟은 나무엔 어느새 가을이 내려앉았다. 붉게 타들어가는 나뭇잎은 파란 가을 하늘과 햇살을 만나 더욱 빨갛다.

휴양림 안으로 들어서면 가을 동화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 휴양림의 대표 사진명소인 ‘생태연못’이다. 붉게 물든 메타세쿼이아가 병풍처럼 감싼 연못 위에는 물 위를 걷듯 데크길이 놓여 있다.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곧 숲속 삼림욕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부터 전국 최대 규모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펼쳐진다. 숲 곳곳에 데크길과 벤치, 나무침대 등 휴식공간이 많아 휴식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한가롭게 책을 읽는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평화로운 모습에 나도 몰래 긴장이 풀어져 나무 침대 한 자리를 꿰차고 하늘을 본다. 시원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로 늦가을 햇살이 부서진다. 그 위로 낙엽비가 흩날리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온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의 최고 명물 ‘스카이워크’를 걷다보면 높이 27m의 거대한 스카이타워가 모습을 드러낸다. 달팽이관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가도록 만들었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의 최고 명물은 ‘스카이웨이’다. 이곳에 와서 꼭 체험하고 가야할 명소다. 스카이웨이는 말 그대로 하늘길이다. 지상에서 12m, 아파트 5층 높이로 나무데크길을 조성했다. 나무 중간쯤 높이에 만든 데크길이다. 무려 556m의 길이다. 이 길을 걸어가면 우러러보기만 했던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허리를 눈앞에서 자세히 보고 만질 수 있다. 어느 곳에서도 해볼 수 없었던 색다른 숲체험이 마냥 신기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까마득한 저 아래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내려 보는 기분도 묘하다.

스카이웨이를 걷다보면 높이 27m의 거대한 스카이타워가 모습을 드러낸다. 달팽이관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올라가도록 만들었다. 나무보다 높은 높이 때문에 바람에 살짝 흔들리기도 한다. 스카이타워 정상에 서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숲의 경관이 한 눈에 올라온다. 울긋불긋 타들어 가는 가을산이 장관을 펼치고 붉은 숲 사이로 난 데크길을 걷는 사람들이 모습은 마치 한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늦가을 만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태산자연휴양림 어린이 놀이터.


장태산자연휴양림 가는길(그래픽=김동훈 기자)
◇여행메모

△가는길= 서대전 인터체인지(IC)에서 대전 시내 방향으로 우회전해 4km 직전해서 가면 가수원네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해 8km 정도 가면 흑선네거리에서 좌회전해 4km 직진하면 장태산자연휴양림이다.

△잠잘곳= 장태산자연휴양림에는 숲속어드벤처 등 다양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숙박시설이다. ‘숲속의 집’이라고 불리는 숙박시설은 6인실(1박 6만~8만원), 15인실(25만~35만원)이 있는데 비수기와 성수기 요금에 차등을 두고 있다. 예약은 매월 1일 0시에 그달의 예약을 인터넷으로만 받는다. 이 밖에 전시관과 체육시설 등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40여개의 시설들이 구비돼 있다.

△먹을곳= 대전광역시 중구 ‘선화동 소머리 해장국’ 집은 식당 이름처럼 해장국으로 유명한 곳이다. 한우 소머리 곰탕과 우거지탕 2가지 종류의 해장국은 진하게 우려낸 국물 맛이 일품이다. 얼큰한 해장국이 먹고 싶다면 이 식당에서 나오는 매운 김치를 잘게 썰어 해장국에 넣어 먹을 수 있다. 가격은 모두 7000원이다.

대전 중구 ‘선화동 소머리 해장국’집의 한우 소머리 우거지탕
대전 중구 ‘선화동 소머리 해장국’집의 한우 소머리 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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