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서울 은평구 불광동 대조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해온 김문환(75)씨는 갈수록 장사가 더 안 된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지금까지 이 후보를 찍었는데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25일 “다른 사람도 생각이 비슷하다. 지역 발전을 기대했는데 경제 사정은 더 나빠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은평 을이 4·11 총선 최대 관심 지역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친이계 좌장으로 불리는 4선의 이재오 새누리당 후보와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천호선 통합진보당 후보의 빅매치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천 후보는 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후보가 됐다.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총선인 만큼 현 정권 4년에 대한 평가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 노무현’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거물급 정치인인 이재오 후보도 결과를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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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에 비해 지명도에서 뒤쳐지는 천 후보는 ‘MB정권 심판’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그는 이날 선거 홍보 동영상 촬영 등 빽빽한 일정 가운데서도 천주교 불광동교회 앞에 나와 지역민들을 만났다.
천 후보는 특히 이 후보에 대한 피로감, 반MB 정서 등을 통해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아무리 잘했던 사람이라도 같은 지역에서 5선을 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 큰 길 보다는 작은 골목에서 도보로 지역민들을 만나며 더 낮은 자세로 다가선다는 전략이다.
지역발전을 위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 천 후보는 국립보건원 부지에 대학을 유치하고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를 통해 자영업자들을 보호한다는 공약을 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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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서울신문과 여의도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가(42.2%) 천 후보(38%)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판세가 밀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루하루 분위기가 다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낮은 인지도, 야권연대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등은 천 후보가 풀어야 할 문제다. 이 지역에서 40년간 생선가게를 했다는 이 모(60)씨는 “TV에서만 보고 지역구에서 보지 못했던 천호선이 뜬금없이 나왔다”며 “갑자기 나와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획특집 ☞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기사 보기> ▶ 관련포토갤러리 ◀ ☞ 제19대 총선, 서울 은평을 사진 보기 ▶ 관련기사 ◀ ☞4·11 총선 승부처(6) 서울 강남 을 정동영 대 김종훈 ☞4·11 총선 승부처 (5)마포 을 강용석-정청래-김성동 ☞4·11 총선 승부처(4) 서울 동작 을 정몽준 대 이계안 ☞4·11 총선 승부처(3)서울 서대문 갑 우상호 대 이성헌 ☞4·11 총선 승부처 (1)서울 종로 정세균 대 홍사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