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와 찬바람에 취약한 치질, 방치하면 안돼요

  • 등록 2021-10-31 오전 8:12:08

    수정 2021-10-31 오전 8:12:0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대장항문병원을 찾는 환자가 부쩍 많아진다. 여러 가지 항문질환이 낮은 온도에 취약하지만, 특히 항문주위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평소에 앓던 치질이 악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이 되면 더욱 항문의 모세혈관이 수축되어 평소 치질이 없던 사람들도 찬바람이 엉덩이를 스칠 때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치질은 크게 치핵, 치열, 치루로 구분한다. 그중 ‘치핵’은 전체 치질환자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나타나는 치질 유형이다. 치핵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1도 치핵은 환자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지만 종종 출혈이 있을 수 있다. 2도는 배변 시 힘을 주면 혹이 밀려 나왔다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3도는 배변을 할 때 항문 밖으로 밀려나온 혹을 억지로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항문 안으로 들어가는 정도이다. 4도는 배변 후 밀려나온 혹이 아예 다시 들어가지 않고 일상에서도 불편할 정도로 진행된 단계다. 1~2기의 경우 약물치료, 좌욕,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3기와 4기가 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수술 치료를 필요로 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한솔병원 대장항문외과 황재관 진료부원장은 “치핵은 건강한 배변습관을 유지하고, 좌욕을 통해 항문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며 “항문 주변의 혈관 조직이 돌출되고 출혈이 발생하는 만큼 진단과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하고 방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핵, 평소에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평소 아프지 않던 3도 이상의 치핵도 관리 방법에 따라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 혹이 방치되면 혈류 장애를 일으켜 조직이 괴사해버리는 ‘감돈 치핵’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항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배변을 할 때는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면서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거나 세게 힘주는 습관을 피하고 건강한 배변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치질을 앓고 있다면 음주를 삼가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증가하여 치핵 부위에 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변비가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좌욕은 항문 주위를 청결하게 할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을 원활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황 부원장은 “치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차가운 곳이나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찬 바닥에 장시간 노출된 경우에는 귀가 후 5~10분 가량 온수 좌욕을 해주는 것이 좋다. 겨울이 되고 찬바람이 불면 잠재되어 있던 치질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으며 치질은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질 증상이 느껴진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를 찾아 반드시 진료와 함께 개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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