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03일 13시 3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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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현대엠코의 신용등급은 올 4월 `A(안정적)`로 전격 상향됐다. 계열사 매출이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사업안정성 덕분에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등급의 대거 상향 행렬에 포함됐다. 하지만 시장 평가까지 따라서 뛰어오른 것은 아니다. 현대엠코 회사채(3년만기) 신용스프레드는 올 상반기말까지 1년 동안 평균 3.78%포인트를 기록해 A등급 회사중 가장 높았다. 등급이 함께 오른 SK건설(A) 등 10여개사도 모두 웃돌았다. 지난 2008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대한 주택사업 부담이 채권수익률 하락을 막아선 영향이다.
지난 2008년 1월. 공격적인 주택사업비중 확대를 선언하기엔 분명 좋지 않은 시점이었다. 현대엠코는 기존 5%의 매출 비중을 3년 안에 30%로 늘리겠다고 공표하고, 한달 뒤 자체사업인 울산 신천동 `엠코타운아파트`(741세대, 분양가액 2350억원) 분양을 개시했다. 미분양 주택수가 2007년말 전국 11만가구에서 1년만에 16만가구로 폭증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불행히도 미분양 증가세는 이후에도 1년 넘게 꺾이지 않았다. 2009년 3월에는 16만5000가구로 사상 최대를 찍었고, 같은해 12월 건물 절반을 올린 신천동 사업분양률은 분양개시 10개월이 넘도록 세대수 기준 40%를 밑도는 뼈아픈 성적을 남겼다. 결국 올 들어 현대엠코는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원가에 되사주겠다`는 파격 조건까지 내걸며 신천동 미분양 해소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역부족이었다. 10월말현재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15%(닥터아파트 집계)를 웃돌고 있다.
서울 사업장 신고식도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11월 서울 상봉동에서 분양한 48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 `프레미어스엠코`는 10월말 현재 여전히 473세대 중 15% 넘는 물량이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자체사업인 상봉동사업은 분양가액이 현대엠코 2009년매출의 절반(주거용 3223억원, 상가용245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후분양 예정인 상가도 향후 운전자본부담에 변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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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빚에 사업 전략 보수화
분양경기 침체로 손을 댄 주택사업마다 쓴 맛을 본 현대엠코는 최근 사업안정성이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수도권 재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최대 주택사업장은 동작구 상도동 `상도엠코타운`이다. 서울에 짓는 첫번째 대규모 아파트단지(1559세대, 도급액 2500억, 조합 PF 지급보증금액 2400억원)로 올 3월 1559가구 중 조합분을 제외한 286가구를 분양했다.
하지만 분양 물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분양률이 매우 저조한 수준에 머무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됐다. 결국 상도엠코타운은 올 5월에 최대 1억원(10%)의 분양가 할인이라는 자구책을 내놨고 최근 분양률을 약 86%까지 끌어올렸다. 지급보증 금액이 두 번째로 큰 사업장도 인근에 위치한 `상도엠코타운 애스톤파크`이다. 역시 재개발 사업장으로 10월부터 882세대 중 305세대 일반분양을 실시 중이다.
하지만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25%의 지분을 들고 있다는 점은 신용평가회사와 크레딧시장이 현대엠코의 신용도에 플러스 알파를 붙이는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현대엠코가 최근 여러가지 사업을 많이 벌이고 있지만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25%의 지분으로 인해 높은 가치가 부여되고 있다”면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룹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현대엠코를 키우려 할 것이란해석이 많다”고 말했다. 또 “엠코를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현대건설 인수 후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