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M&A 발표가 속속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후퇴 이후 현금 지출을 미뤄 온 기업들이 서서히 투자를 재개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앞으로의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 대형 M&A 발표 잇따라..인수전 점입가경
최근 대기업들의 대형 M&A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만 인텔이 맥아피를 7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전력회사 다이너지를 5억42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이밖에 뉴질랜드의 랭크그룹은 헤프티백 제조업체인 팩티브를 45억달러에, 컴퓨터 제조업체 델은 데이터 스토리지 업체 3PAR를 11억5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적대적 인수 선언도 잇따랐다. 영국-호주계 광산업체인 BHP빌리튼은 캐나다 비료업체인 포타쉬에 대한 378억달러 규모 적대적 인수를 선언했고, 한국석유공사(KNOC)는 영국 다나페트롤리엄의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주 들어서도 M&A 발표는 계속됐다. 23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은행 HSBC는 올드뮤추얼의 네드벵크그룹을 7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고, 주류업계에서는 SAB밀러가 포스터즈그룹 인수에 109억달러를 사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 M&A 규모 사상최대 관측
기업 M&A는 지난달부터 증가세를 나타냈다. 7월에는 리카싱 회장의 홍콩 청쿵그룹이 영국 EDF에너지 인수를 발표하는 등 굵직한 거래가 이어진 데 힘입어 글로벌 M&A 규모는 2246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8월 M&A는 지난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M&A 규모가 28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도 주요 기업들의 M&A 발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최대 컴퓨터 서비스 업체인 후지쓰의 야마모토 마사미 사장은 이날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인수 대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또 스카치테이프와 포스트잇을 만드는 3M은 올해 M&A에 20억달러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발표 규모보다 2배 늘어난 수준이다.
M&A 발표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경기후퇴 이후 쌓아뒀던 현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팩트셋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말 현재 기업들의 현금 및 단기투자 자산은 2조300억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06년보다 57% 많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기업들의 몸값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진 점은 M&A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M&A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경제 회복세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프랭크 인가라 헤네시펀드 펀드매니저는 "기업이 현금을 사용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경제에 대해 낙관적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배리 미스탈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컨설턴트는 "앞으로 신용 접근이 쉬워지고, 주식시장이 회복되며, 경제 성장세가 안정됨에 따라 M&A 환경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