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혼조..`금융주↑` vs `기술주↓`

버냉키 발언+폴슨 조치+유가하락 `호재`
`델 악재` 여파 기술주 동반 약세 견인
  • 등록 2007-12-01 오전 6:27:36

    수정 2007-12-01 오전 6:56:31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30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한달만에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진 국제 유가에 힘입어 다우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등 오후장 중반까지 전날의 랠리를 이어갔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전날 저녁 연설에서 "지난달 재발한 금융시장 동요가 경제전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연준은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월가는 12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월가 예상치를 밑돈 10월 개인소득 및 소비지출과 연준의 인플레이션 안심권인 1~2%를 유지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주택차압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은행권의 자율적인 모기지 대출금리 동결을 주도하고 나섰다는 소식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오후장들어 `델 악재` 여파에 따른 기술주 동반 약세와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및 경계매물 출회로 나스닥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다우와 S&P500 지수도 상승폭을 줄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371.72로 전일대비 59.99포인트(0.45%)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11.42포인트(0.78%) 상승한 1481.14로 마쳤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60.96으로 7.17포인트(0.27%) 밀렸다.

국제 유가가 한달만에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네소타 정유 터미널 폭발 사고로 중단됐던 캐나다로부터의 송유관 원유 수송이 하루만에 재개됐다는 소식 등이 영향을 미쳤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3달러(2.5%) 급락한 88.71달러로 마감했다. 이로써 WTI 1월물은 한주동안 9.7% 떨어져 지난 2005년4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씨티 등 은행주, 컨트리와이드 등 모기지주 `동반 상승`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C)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크레딧 스위스의 은행산업에 대한 투자의견 상향 조정(비중축소→중립)까지 겹치면서 2.7% 상승했다.

웰스 파고(WFC)와 JP모간체이스(JPM)도 각각 5.6%와 4.5% 상승하는 등 대형은행들이 동반 오름세를 탔다.

미국 정부가 은행권의 모기지 대출 금리 동결을 꾀하고 나섰다는 소식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우려감을 낮추면서 모기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컨트리 와이드 파이낸셜(CFC)은 15.6% 급등했고, 워싱턴 뮤추얼(WM)은 8.4% 올랐다.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FNM)와 프레디맥(FRE)도 각각 18.9%와 18.7%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모토로라, GM `상승`..델 등 기술주 `약세`

세계 3위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로라(MOT)는 에드 잰더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실적 부진을 책임지고 퇴임한다는 보도에 2.0% 전진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오는 2010년까지 중국산 부품을 25% 이상 사용할 계획이라는 발표에 3.7% 올랐다.

반면 세계 2위 PC 제조업체인 델(DELL)은 월가 예상치에 부합한 3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에 대해 불투명한 입장을 표명한 게 악재로 작용, 12.8% 급락했다.

델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7% 증가한 7억6600만달러(주당순이익 34센트)를 기록, 월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부품가격 하락세 둔화, 미국 소비위축 등으로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할 것임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기술주인 인텔(INTC)과 애플(AAPL)도 각각 1.0%와 1.1%씩 내렸다.

◇美 10월 소득-지출 `둔화`..근원 물가 `안심권`

미국의 10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이 월가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준의 안심권인 1~2%를 유지했다. 이같은 수치들은 연준의 12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개인소득은 고용 성장에도 불구하고 0.2%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개인소득은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지출도 0.2% 증가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보합세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7개월래 최저치다. 월가는 당초 10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이 각각 0.4%와 0.3%씩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0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월가 예상치에 부합한 0.2%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1.9%로 연준의 인플레이션 안심권내에 계속 머물렀다.

◇美 11월 시카고 제조경기 `개선`

미국 시카고지역의 11월 제조업 활동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PMI)가 전월의 49.7%에서 52.9%로 개선됐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0.5%를 웃돈 것이다.

시카고 PMI는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이 보다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美 일반부문 건설지출 20개월 연속 감소

미국의 일반 부문 건설 지출이 20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는 10월 건설지출이 일반 부문의 부진 여파로 전월대비 0.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반 부문 건설 지출은 2.0% 줄었다. 전년대비로는 15.8%나 감소한 수준이다. 이로써 일반 부문 건설 지출은 지난해 4월 이후 전월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주택경기침체를 반영하는 수치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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