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급락 마감..`신용 우려+기술주 매물`

나스닥 2.5% 급락..사흘간 낙폭 `5년래 최대`
  • 등록 2007-11-10 오전 7:30:23

    수정 2007-11-10 오전 9:00:27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장막판 낙폭을 크게 확대하며 급락세로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2.5% 이상 미끄러졌다.

이로써 뉴욕 증시는 사흘 연속 밀려나며 2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사흘간 나스닥 지수는 7%,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4.5%, 4.4% 급락했다. 이는 5년래 최대 낙폭이다.

와코비아의 대손충당금 확대와 패니매의 실적 악화, 바클레이즈의 대규모 자산 상각설 등으로 신용 우려감이 높아진 가운데 장 마감을 앞두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와 JP모간의 4분기 실적 악화 경고가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시스코 시스템즈의 실적 전망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데 이어 퀄컴마저 순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기술주 매물이 쏟아졌다.

소비심리도 이라크 전쟁 이래 최저 수준으로 악화돼 악재를 더했다.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75.0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23.55포인트(1.69%) 떨어진 1만3042.74로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68.06포인트(2.52%) 급락한 2627.94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53.70으로 21.07포인트(1.43%) 밀렸다.

국제 유가는 사흘만에 반등하며 96달러대로 올라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86센트(0.9%) 오른 96.32달러에 마쳤다.

달러는 유로에 대해서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뒤 강세로 돌아섰다. 유로/달러 환율은 1.4752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반락, 소폭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10.51엔까지 떨어져 18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퀄컴 등 기술주, JP모간·바클레이즈 `하락`-머크 `상승`
 
세계 2위 휴대폰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기술주들이 일제히 밀렸다.

퀄컴(QCOM)이 4.2% 떨어졌고, 구글(GOOG)과 애플(AAPL)은 각각 4.3%, 5.8% 하락했다. 인텔(INTC)과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각각 3%, 2.9% 밀렸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은 퀄컴은 노키아와의 특허 분쟁으로 기술 라이센싱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 회계년도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2.03달러~2.0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간(JPM)이 0.7% 하락했다. JP모간은 이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손실이 4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했다.

미국의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FNM)도 실적 악화로 1.6% 내렸다. 패니매는 이날 3분기 순손실이 13억9000만달러(주당 1.56달러)로 전년동기 6억2900만달러(주당 79센트)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1분기~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억달러(주당 1.17달러)로 전년동기 35억달러(주당 3.16달러) 대비 57% 급감했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BCS)도 대규모 자산 상각설에 3.6% 밀렸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손실로 100억달러 규모의 자산 상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돌았으나 이를 부인했다.

반면 BOA(BAC)는 자산담보부증권(CDO) 등의 손실로 4분기 실적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고백했으나 주가는 1.1% 올랐다.

미국 4위 은행 와코비아(WB)도 4분기 대출 관련 손실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0.9% 상승 마감했다.

와코비아는 이날 미국 SEC에 "4분기 5억~6억달러의 대출 관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6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겠다"고 보고했다.

지난 3분기 자산담보부증권(CDO) 등에서 13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와코비아는 지난 10월에만 11억달러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주택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진 지역에서 신용 악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제약업체 머크(MRK)는 진통제 바이옥스와 관련된 소송이 합의에 이르면서 2.1% 올랐다.

◇11월 소비심리 급랭..`이라크戰 이래 최저`

이날 미시간대학은 11월 소비자신뢰지수(예비치)가 전월의 80.9에서 75.0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79.5도 크게 밑돈 것이다.

부문별로 현재 상황지수가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향후 소비 지출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기대지수는 전월의 70.1에서 64.7로 하락,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휩쓸고 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팩트 & 오피니언 이코노믹의 로버트 브루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심리가 우려 지대에서 벗어나 위험 지대로 가고 있다"며 "소비 심리 위축이 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수입물가 1.8%↑..`고유가 여파`

미국 노동부는 10월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1.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6년 5월 이래 가장 가파른 상승세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1.2%도 능가한 수준이다.

수입 석유 제품 가격의 상승이 수입물가 급등의 배경이다.

수입 석유 제품 가격은 6.9% 올랐다. 석유 제품을 제외한 10월 수입 물가는 0.5% 올랐다. 모든 에너지 제품을 제외할 경우 10월 수입 물가는 0.3% 상승했다.

◇9월 무역적자 565억달러 `2년 최저`

미국 상무부는 9월 무역적자가 전월의 565억달러로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는 9월 무역적자가 593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8월 무역적자도 종전 576억달러에서 568억달러로 하향 수정됐다.

달러 약세와 글로벌 경제 성장에 힘입은 수출 호조가 무역수지 개선의 배경이다.

9월 수출은 전월대비 1.1% 증가한 1401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했다. 특히 음식료 및 곡물(9.3%)과 산업 원자재(2.4%)의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소비재(2.6%), 자동차(0.7%)의 수출도 늘었다. 반면 자본재(-1%) 수출은 부진했다.
 
수입은 1966억달러로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국제석유수출국기구(OPEC)으로부터의 수입은 지난 8월 사상 최대 수준에서 4.4% 줄었다. 수입 원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68.51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반면 수입 원유의 규모는 일일 990만 배럴로 지난 2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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