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깜짝' 실적 올리며 "자존심 회복"

1분기 매출 753억, 전년 352억보다 2배 이상 '껑충'
영업이익 161억, 전년 28억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SK하이닉스 등 잇단 장비 수주
DB금융투자 연매출 3349억·영업이익 733억 전망
  • 등록 2021-05-16 오전 6:00:00

    수정 2021-05-16 오후 9:41:21

주성엔지니어링 원자층증착장비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기업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이 올해 1분기 큰 폭의 매출액 성장과 함께 흑자 전환을 일구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주성엔지니어링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연간으로도 전년보다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 동기 352억원보다 113.9% 늘어난 753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특히 영업이익 161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2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주성엔지니어링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분기 9억원 영업이익에 이어 3분기 만이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1.4%에 달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14억원 적자에서 159억원 흑자로 턴어라운드를 실현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올 1분기 ‘깜짝’ 실적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장비 수주가 호조를 보인 것이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에 반영하지 않고 올해로 넘어온 수주 잔고만 113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연간으로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DB금융투자는 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1185억원보다 182.6% 늘어난 3349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3억원으로 지난해 250억원 손실과 비교해 큰 폭의 흑자 전환을 일굴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가 황철주 회장이 1993년 창업한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웨이퍼(원판) 위에 필요한 물질을 입히는 증착장비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왔다. 특히 반도체 원자층증착장비(ALD)를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원자층증착장비는 10㎚(나노미터) 안팎 반도체 미세회로 선폭 공정에 필수로 쓰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증착기술을 응용해 디스플레이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 CVD), 태양광 장비 등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원자층증착장비 등 반도체 장비 연구를 위해 지난해 무려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경기 용인에 부지 약 2만 6000㎡ 규모로 R&D센터를 구축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363억원을 들여 경기 광주 본사 부지에 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공장 증설은 내년 7월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렇듯 주성엔지니어링이 R&D(연구·개발)와 함께 설비에 과감히 투자한 성과가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와 지난 1월 130억원에 이어 지난달 145억원 규모로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 장비 수주가 이어진다. 증권가에서는 주성엔지니어링이 연내 중화권을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반도체 장비 수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관계자는 “올 2분기 들어서도 반도체 장비 수주가 이어지면서 경기 광주 본사 내 반도체 공장이 풀가동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이에 따라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며 “올해 연간으로도 전년보다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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