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불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밤에 발생한 데다 ‘양간지풍’으로 불리는 강풍이 불고 있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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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4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한 주택에서 난 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었다.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현재 초속 16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강원도 전역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돼 있고, 강원 중부 산지에는 강풍 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태다.
산불 초기에는 초속 6m 안팎이었지만 날이 저물면서 바람이 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시령에는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6m에 달한다. 산불이 난 지역에서는 2일 아침까지 초속 15~20m의 강풍이 예상된다.
고성군은 토성면 행정복지센터에 산불현장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산림청과 속초시, 육군 제22보병사단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주민 대피에 철저를 기하고, 산기슭 민가나 어르신 등의 대피에도 만전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10시 20분을 기해 강원도 영동지역에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근 육군 22사단 장병 1800명은 고성체육관으로 대피하고 있다. 다만 아직 신고된 인명피해는 없고, 민가 3채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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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4월 4일부터 6일까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등 동해안 일대에 산불이 발생해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산불이 확대된 가장 큰 이유로는 봄철 대형산불의 원인 중 하나인 ‘양간지풍’이 지목됐다. 이 바람은 강원도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국지적 강풍으로, 고온 건조하고 속도가 빠른 특성이 있다.
이번 산불 역시 이 양간지풍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기상청은 “1일 오후부터 2일 새벽 사이 강원 영동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돼 작은 불씨가 쉽게 큰 불로 이어질 수 있으니 산불 등 각종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예보한 바 있다.
또한 산불 발생 시간이 야간인 것도 문제다. 지난해 산불도 야간에 발생해 소방헬기가 적시에 출동할 수 없었고, 결국 불길을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