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먼저 KT, 플랫폼으로 가는 SKT-LG유플

KT "통신 성장 궤도"..자회사 매각대금 1조원으로 재무재표 개선
인터넷 기업화 되는 SKT-LG유플 "신규사업 매출, 신경 안 써"
  • 등록 2015-07-02 오전 1:01:34

    수정 2015-07-02 오후 4:04:4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법(단통법) 이후 조용한 통신시장. 하지만 수장들의 고민은 깊다.

전임 회장 시절 본업에서 ‘약체’ 소리를 들었던 KT(030200)는 일단 통신 경쟁력 회복에 올인해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최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017670)은 플랫폼 회사로의 변신에 나섰고, LTE 덕분에 가입자당매출(ARPU) 2위를 달리는 LG유플러스(032640) 역시 플랫폼 서비스 회사로 방향을 틀고 있다.

좌로부터 장동현 SK텔레콤 CEO, 황창규 KT CEO, 이상철 LG유플러스 CEO
KT “통신, 성장 궤도”..자회사 매각해 재무재표 개선

KT 고위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은 렌탈이나 BC카드 인수를 통해 탈통신을 하려 했지만 황창규 회장은 다르다”면서 “(황 회장은)국민기업 KT가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잘 알고 잘 하는 통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황창규(62) 회장은 2014년 1월 취임이후 비핵심 사업인 렌탈이나 금융 자회사를 매각하고 핵심분야인 통신에 집중하고 있다.

KT렌탈·KT캐피탈을 매각해 들어온 현금 1조 원 정도를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이 아니라 차입금 상환에 써서 신용등급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KT 장기 기업신용등급 및 채권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조정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 차입금 비율이 2.8배 이상으로 유지되면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2013년 12월 29.98%에서 2015년 5월 30.54%로 소폭이나마 상승한 점도 눈에 띤다. 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연말 KT 본사 기준 2015년 말 영업이익이 5000억 정도 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마케팅비 축소와 이동통신 경쟁력 회복 등으로 연말 7000억 원 내외의 영업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3사 가입자 점유율 비교표(알뜰폰 포함) 출처: 미래창조과학부
인터넷 기업화 되는 SKT-LG유플 “신규사업 매출, 신경 안 써”

단통법으로 전체 가입자에 지원금을 골고루 나눠줘야 하는 SK텔레콤이나, LTE 폭풍 성장 단계를 넘어선 LG유플러스는 통신보다는 인터넷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SK플래닛 사업운영총괄(COO) 출신인 장동현(52) 사장이 오면서 변했다. 취임이후 전통적인 통신보다는 ‘생활가치·통합미디어·사물인터넷(IoT) 플랫폼’에 주력하겠다고 했는데, 분위기도 인터넷 기업화되고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예전에는 ‘시럽’이나 ‘T전화’ 등에서 이익이 얼마인가가 중요했는데, 올해부터는 각 사업부서에 일평균 사용자 수가 적힌 전광판이 붙어있다. 이것으로 평가받는다”고 했다.

SK텔레콤 임원은 “얼마전 임원 회의에서 홈IoT 사업이 보고됐는데 사장님이 당장의 매출 생각 말고 제대로 만들라고 하면서 다른 부서도 도와주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 역시 LTE브랜드를 8차선 기술(주파수)를 상징하는 ‘LTE 8’에서 고객이 중심이라는 의미의 ‘LTE ME’로 바꾸고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고객 맞춤형 동영상 서비스인 ‘비디오LTE 포털’과 안전·에너지 절감 등의 가치를 제공하는 홈 IoT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비디오LTE포털은 유튜브나 네이버·다음카카오 등과 경쟁한다.

이상철(67)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전세계적으로 보면 매출은 형편 없는데 시장 가치가 높은 기업이 많다”면서 “(당장의) 매출은 자신없지만 LG유플러스가 비디오와 IoT를 제일 잘 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러면 매출은 따라 올 것”이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통신3사의 전략의 차이는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원금에 상응하는 20% 요금할인에 따른 매출감소나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인한 초기 요금제 하향화(2만9900원 유무선 무제한 전화) 충격은 SK텔레콤에 가장 강하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실적은 마케팅 비용을 덜 쓴 LG유플러스와 KT에 유리하고, SK텔레콤은 데이터 요금제가 대중화되는 내년 이후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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