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TIGIT 억제제', 국내 대표주자는

로슈·노바티스·길리어드 등 TIGIT 억제제 개발 경쟁
반응률 낮은 기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효과 기대
국내에선 유한양행·한올바이오파마 등 초기 단계 개발
반응률 입증해 상업화 가능성 높이는 게 관건
  • 등록 2022-01-10 오후 4:21:26

    수정 2022-01-10 오후 4:21:26

이 기사는 2022년1월9일 16시21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주목받는 ‘TIGIT 억제제’를 둘러싼 글로벌 빅파마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꿈의 항암제’라 불리는 키트루다 등 PD-(L)1 항암제는 반응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극복해보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유한양행(000100), 한올바이오파마(009420) 등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다.

로슈·노바티스·길리어드 등 병용 요법 임상 활발

TIGIT(T-cell innunoreceptor with immunoglobulin and ITIM domain)는 T세포 표면에 발현돼,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회피하는 면역관문을 억제한다. TIGIT 항체를 이용해 암세포에 대한 공격 능력을 키운 치료제를 TIGIT 억제제라 한다. 머크(MSD) 키트루다와 BMS 옵디보 등 항 PD-1 기전의 면역항암제와 원리는 유사하다.

항 TIGIT 면역항암제가 주목받는 건, 약이 듣는 반응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서다. 지금까지 허가된 면역항암제 적응증의 반응률은 30% 내외다. 특히 대장암과 췌장암 환자는 키트루다 등 PD-1 저해제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TIGIT 억제제는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 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IQVIA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항암제 시장은 연평균 9~12% 성장해, 약 2730억달러(약 32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역항암제는 전체 항암제 분야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는 상당한 점유율을 갖고 있어서 병용 요법으로 개발 시 시장 침투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주목받는 ‘TIGIT 억제제’를 둘러싼 글로벌 빅파마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사진=로슈 홈페이지)


TIGIT 억제제를 둘러싼 빅파마들의 개발 열기는 뜨겁다. 지난 20일 노바티스는 중국 바이오기업 베이진(BeiGene)으로부터 TIGIT 항암제 ‘오시퍼리맙(ociperlimab)’을 도입했다. 이 약물은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2건의 글로벌 임상 3상을 거치고 있다. 수잔느 샤퍼트 노바티스 사장은 “이 약물은 기존에 보유한 PD-1 억제제 티스렐리주맙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력한 후보”라고 밝혔다.

로슈는 자사의 면역항암제 ‘티센트릭’과 TIGIT 항암제 ‘티라골루맙’의 병용요법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 대한 새로운 결과를 내놨다. 로슈가 CITYSCAPE로 불리는 임상 2상 대상자 135명에 대해 2년 5개월간 추적조사 후 12월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병용 약물을 투여군의 평균 수명은 23개월이었다. 티센트릭만 단독 투여한 환자군(14개월)보다 9개월 더 길었다. 다만 PD-L1 발현량이 높은 병용환자는 중간값에 도달하지 못했다. 현재 로슈는 PD-L1 발현량이 높은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폐암, 식도암 등 5가지 질환에 대해 병용 평가 3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BMS 등도 TIGIT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길리어드는 지난 11월 아커스바이오사이언스(Arcus Biosciences)와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TIGIT 항암제 ‘AB308’을 확보했다. 현재 2/3상 중이다. 지난 5월 BMS는 미국 아제너스(Agenus)로부터 전임상 중인 TIGIT 이중특이성 항체 후보 물질을 도입했다. 머크와 GSK도 TIGIT 억제제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유한양행·한올바이오파마 등 초기 단계 개발

유한양행은 TIGIT 억제 후보물질인 ‘YH29143’의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사진=유한양행 홈페이지)


국내 기업들도 TIGIT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유한양행, 한올바이오파마, 큐로셀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유한양행은 TIGIT 억제 후보물질인 ‘YH29143’의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아직 후보물질을 탐색 중이고 면역항암제이기에 여러 암 적응증에 쓸 수 있다. (단독 및 병용 임상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도 불응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HL187’에 대한 전임상 단계를 밟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임상 1상은 내년에 들어갈 것 같다”며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병용 요법으로 임상을 진행할 듯하다. 반응률이 낮은 단점을 커버할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 큐로셀은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하게는 독자 기술이 적용된 치료제 ‘CRC01’에 대한 임상1·2상을 진행 중이다.

TIGIT 항암제 분야가 커나가려면 무엇보다 상업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는 게 관건이라는 평가다. 반응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다. 로슈의 티센트릭과 티라골루맙의 병용요법 임상 2상에서, PD-L1 발현율이 50% 미만인 환자에서는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일본 아스텔라스는 TIGIT 항체 ‘ASP8374/PTZ-201’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 1상 돌입 2년 만에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아스텔라스 측은 “사전에 설정한 주효율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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