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북한의 GP(감시초소) 수가 대한민국과 비교했을 때 몇 배 더 많습니까.
A: 3배 정도입니다.
Q: 북한이 3배가 더 많은데, GP를 균형적으로 맞춰서 11개씩 9.19 군사합의를 하면서 파괴했죠. 이게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A: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Q: 3배가 많은데 어떻게 절대적 수치로 하냐는 거죠.(중략)이 GP 복원할 생각은 있습니까.
A: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GP 수 3배나 적은데도…1:1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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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GP에 대해 남북간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군은 GP를 우리 군의 GOP 처럼 운용하고 있습니다. GP는 기본적으로 DMZ 내에서 적의 활동을 감시하고 조기경보 임무를 수행하는 초소입니다. 반면, GOP는 남방한계선의 철책선을 감시하며 적의 기습에 대비합니다. 이 때문에 철책선도 3중으로 쳐져 있고, 과학화경계시스템으로 24시간 주시하고 있습니다.
북한군은 282개소의 GP와 관측소(OP)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군의 DMZ 내 GP와 OP는 100여개로 수적으로 북측의 약 3분의 1수준입니다. 특히 북측은 박격포 진지 234개소, 고사포 진지 92개소, 대전차포 진지 28개소 등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남북한이 1대1로 GP를 감축할 경우 상대적으로 우리 군 전력이 더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당시 ‘남북이 상호주의 비례성 원칙에 따라 구역 기준으로 GP를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결국 똑같이 11개씩을 없앴습니다.
DMZ 지뢰 개척, 한강하구 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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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남북한 민간 선박의 공동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한강하구 공동수역화 사업도 진행됐습니다. 한강하구 수역은 강화도 서쪽 끝 말도리섬에서 경기 파주시 임진강 입구까지 총 연장 약 70㎞ 수역입니다. 이곳은 남북 민간선박의 항행이 가능하지만, 남북 간 분쟁 가능성이 높은 ‘민감 수역’으로 분류돼 양측이 사실상 출입하지 않았던 곳입니다.
그러나 9.19 군사합의에 따라 한강하구 지역에 대한 공동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이를 통해 남북은 선박이 가장 두려워하는 거대 암초 21개를 찾아내 그 위치와 대략적인 크기를 확인했습니다. 또 7개 주요 해역에서 해면이 1일 2회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조석을 관측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강하구 해도는 북한에 전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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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지막이었습니다. 2019년 1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 공동수로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작한 한강하구 해도를 받은 이후 북한은 9.19 군사합의 이행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원활치 않아 그래보였지만, 결국 비핵화 협상이 좌절되면서 9.19군사합의 후속조치들이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상응 조치로 9.19 군사합의 중 접경지역 ‘비행금지구역’을 해제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아예 9.19 군사합의 전면 폐기를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17건이나 합의사항을 명시적으로 위반했습니다. 포사격 및 포문 개방 금지 위반 건수까지 합치면 3600여건에 이르는데도 ‘대한민국 것들’ 때문에 합의가 사문화 됐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끝난 9.19 군사합의는 취지야 어쨌든지 간에 결과적으로 북한에만 좋은 합의로 전락했습니다. 우리 측 전방지역의 군사훈련 중단과 GP 철수 등으로 대비태세는 영향을 받았고, 한강하구 해도 제공과 지뢰지대 개척 등으로 북한군 침투로만 열어준 꼴이 됐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