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예상 밖 호조를 보인 7월 고용지표가 발표됐지만 주식과 채권시장에 모두 악재로 작용했을 뿐이다. 고용 상황이 좋으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속도만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다. 게다가 국제 유가마저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로 마감했다.
금리인상 우려와 고유가는 지난 몇 달간의 랠리로 그렇지 않아도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크게 강화시켰다. 주요 지수는 장중 내내 제대로 반등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채 꾸준히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52.07포인트(0.49%) 하락한 1만558.03, 나스닥은 13.41포인트 (0.61%) 떨어진 2177.91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9.44포인트(0.76%) 낮은 1226.42로 장을 마쳤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0.93센트(1.50%) 오른 62.31달러로 장을 마쳤다.
◆7월 고용지표, 3개월 최고..금리인상 우려 고조
미국 노동부는 이날 7월중 비농업 취업자 수가 전달보다 20만7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18만(블룸버그 집계)∼18만3000(마켓워치)명을 웃도는 것으로 지난 4월(29만2000명)이후 최고치다.
노동부는 5월과 6월 취업자 수도 총 4만2000명 상향조정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6센트, 0.4% 증가한 16.13달러로 집계됐다. 이같은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 0.2%(마켓워치)를 웃도는 것으로 1년만에 최고치다. 주간 소득은 541.81달러로 늘어났다.
이날 유가는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62.31달러의 종가는 지난 1983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원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유가는 이번 한 주 내내 고공비행을 거듭해 2.9%나 올랐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라아비아의 파드 국왕 사망으로 중동 정세 불안감이 고조됐고, 주요 정유회사들의 잇따른 시설 가동 이상으로 정제능력 부족에 대한 불안감도 컸다. 미국 정유회사들이 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정작 생산능력은 확대하지 않아 고유가 추세가 꺾이기 힘들다는 보도도 나왔다. 여기에 미국 7월 고용지표가 3개월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석유 소비 또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다만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엑손 모빌(XOM)과 셰브론 텍사코(CVX) 등 주요 정유주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엑손과 셰브론 주가는 각각 0.73%, 0.12%씩 떨어졌다. 긍정적인 분기 실적을 발표한 내셔널 오일웰 바코(NOV)도 1.45% 내렸다.
◆델파이 급락..소매주 이틀째 약세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DPH) 주가는 무려 14.19% 떨어졌다.
와코비아가 투자의견을 하향한 주택업체 톨브라더스(TOL)도 주가가 7.16% 급락했다. 와코비아는 톨브라더스의 3분기 주문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며 투자의견을 낮췄다.
전일 부진한 7월 매출 실적을 발표하며 일제히 하락했던 유통주들도 이틀째 약세를 이어갔다.
타겟(TGT)과 코스트코 홀세일(COST) 주가는 1.11%, 1.31%씩 하락했다.
◆바이아컴 강세..아마존은 약세
세계적 미디어 그룹인 바이아컴(VIA.B)은 경영진 개편 소식에 0.38% 올랐다.
바이아컴은 섬너 레드스톤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82)이 내년 그룹 분리후 CEO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아컴 그룹은 CBS와 바이아컴으로 분리되며 현 공동 사장인 레스 문베스(55)와 톰 프레스톤(59)이 각각 CBS와 바이아컴의 CEO를 맡을 전망이다. 레드스톤은 회사 분할 후에도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미국 법무부가 불법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세계 5위 자동차회사인 다임러 크라이슬러(DCX) 주가도 0.63% 내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AMZN)은 디지털 음악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혔지만 주가는 0.42%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