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거래가 급증한 가운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빠르게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다. IT 업체의 경우 특정 서비스에 국한됐던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매개로 이커머스 업체를 물색하는 모습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을 통해 이들 대형 업체가 온라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 사업 다각화를 꾀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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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IT·유통 업체들이 매물로 나온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매각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선 최근 매물로 나온 국내 1세대 전자상거래 업체 다나와는 롯데그룹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다나와는 컴퓨터 주요 부품의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출발해 2002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는 전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가격 부문에서 양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다나와는 최근 NH투자증권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 공개 매각으로 전환했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이자 성장현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지분 30.05%를 포함해 특수관계인 지분 21.3%다. 현재 롯데그룹 외에도 주요 사모펀드(PEF) 등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적자전환 인터파크…사업 확장 기대감은 여전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야놀자와 트립닷컴,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와 롯데그룹을 비롯한 유통 업체들은 인터파크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카카오가 거론된다. 최근 카카오T를 통해 국내선 항공 예약 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 만큼, 공연·여행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인터파크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도약을 노리는 야놀자도 유력한 인수 후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야놀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인수와 관련해 결정한 사안은 없다. 다만 숙박을 비롯해 교통, 레저, 먹거리, 쇼핑 등을 아우르는 종합 여가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을 노리는 만큼 매물 검토에 한창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이커머스 매출은 1041억달러(약 120조4000억원)로 전년대비 19.5% 증가했다. 중국,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전세계 5위다. 오프라인에서의 경제활동이 줄어들면서 소비는 위축됐지만,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소비는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25년 2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IB 업계는 전자상거래 업체 인수 전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전환 및 사업 다각화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주로 딜을 살펴보고 있다”며 “1세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대형 업체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