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류머티스학회 연차학술대회의 젤잔즈 홍보부스. 세계 최초의 JAK 억제제다.(사진=강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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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스페인)=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15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유럽류머티스학회(EULAR) 연차 학술대회에서 주사제 못지않은 관심을 받은 품목이 먹는 약이다. 바이오의약품과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어 편의성과 비용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다.
류머티스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은 20여 년 전까지 특별한 약이 없었다. 그래서 통증이 심해지면 진통제나 일부 항암제를 썼다. 20여 년 전 종양괴사인자(TNF)를 억제하는 주사제가 나오면서 류머티즘 치료 트렌드가 급격히 바뀌었다. 완치는 할 수 없었지만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휴미라(애브비), 엔브렐(화이자), 레미케이드(얀센) 등 TNF 억제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약 10위권에 항상 이름을 올린다. 특히 휴미라는 1년에 전 세계에서 20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수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사제가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평생 바늘로 찔러야 하는 불편함은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였다. 또 바이오의약품이라 가격이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관심을 모으는 약이 바로 JAK 저해제다. 일부에서는 ‘먹는 약의 회귀’라고 표현한다. JAK은 야누스 인산화효소인데, 류머티즘에 관여하는 염증물질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이다. JAK저해제는 이 단백질 신호를 막아 증상을 완화시킨다. 화이자가 2012년 처음으로 ‘젤잔즈’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열었다. 후발주자인 릴리도 올루미언트를 내놨다.
| EULAR 학술대회장에 차린 애브비 홍보 부스. 애브비는 세계최대 매출 의약품인 ‘휴미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학회장에서 애브비는 휴미라 홍보부스와 비슷한 크기의 JAK억제제 홍보부스를 마련했다.(사진=강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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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LAR 학술대회에는 휴미라 개발사인 애브비, 바이러스질환에 집중하던 길리어드도 각각 개발 중인 JAK 신약의 홍보부스를 마련하고 임상시험 결과를 적극 알렸다. 애브비가 개발 중인 우파다시티닙은 미국과 유럽에서 현재 류머티스관절염을 적응 증으로 허가심사가 진행 중이고, 이와 별개로 크론병, 건선, 궤양성대장염 등 나머지 자가면역질환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길리어드가 개발 중인 필고티닙은 류머티스관절염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마쳤고,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JAK 억제제가 주사제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는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바로 장기적인 성적이다. 한 류머티스내과 전문의는 “출시한지 6~7년에 불과해 장기적 성적은 주사제에 비해 취약하다”며 “평생 약을 써야 하는 환자들 입장에서 장기적인 성적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바이러스질환에 집중하던 길리어드도 JAK 억제제 개발에 뛰어들었다.(사진=강경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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