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1월 04일자 1면에 게재됐습니다. |
특히 이 가운데 근로자 3명 중 1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사회 갈등을 심화시키는 `뇌관`이 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선거정국과 맞물려 비정규직 논란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고용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발상의 전환`없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대기업에서 기간제로 일하고 있는 근로자 가운데,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는 17% 가량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3%나 줄었다. 반면, 대기업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기간이 만료됐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경우는 늘었다. 지난해 4월 53% 가량이던 계약 종료율이 8월에는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이하 기간제 근로자 보호법)`을 만들었지만, 제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법은 2년이상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채용하거나 무기계약직 전환을 통해 계속 고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법으로 인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2년마다 직장을 찾아 떠돌아 다니는 `시한부 인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실제로 일부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런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흥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은 "기간제 근로자 보호법을 악용해 2년이 되기 전에 해고하고 그 자리를 외주나 단기계약으로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정작 재계에서는 비정규직 문제가 올해 선거판의 핵심 이슈로 떠오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2012년 노사관계 전망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올해 최고로 불안한 노사관계 분야로 `사내하도급과 비정규직(40.6%)`을 지적했고,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노동정책으로 `비정규직 종합대책(22.5%)`을 꼽았다.
최근 CJ그룹은 올해부터 계약직 600여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는 "일자리 감소, 양극화 심화, 세대 간 갈등으로 대표되는 최근 사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이재현 CJ 회장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나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등 `국가대표 기업`의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대목에서도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어려운 이웃,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우리사회의 발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정규직을 비롯한 일자리 문제는 가계의 영속성, 사회안전망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그간 생산요소 비용을 비정규직과 사내하청직원에게 전가시켜 왔는데 이제는 책임지는 자세, 끌어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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