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꿈꾸던 안희정의 처참한 몰락[그해 오늘]

2019년 비서 간음 혐의로 2심서 법정구속
비서 방송인터뷰 직후 사과 및 지사직 사퇴
1심서 무죄 받았으나…2심·대법 "성폭력"
  • 등록 2023-02-01 오전 12:02:30

    수정 2023-02-01 오전 12:02:30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해 8월 4일 오전 만기 출소해 경기 여주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19년 2월 1일, 서울고법 형사12부가 성폭력 혐의로 재판을 받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5년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안 전 지사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가 2018년 3월 5일 한 방송사 저녁 뉴스에 나와 “성폭력을 당했다”고 인터뷰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안 전 지사는 당시 김씨의 방송 인터뷰 몇 시간 만인 6일 0시 50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김씨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 입장은 잘못”이라고 밝힌 후, 도지사직 사퇴와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리고 6일 오전 10시 30분께 사직서를 제출하고 도지사직에서 물러났다.

김씨는 변호인단을 구성해 6일 안 전 지사에 대해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서울서부지검에 냈다. 김씨 인터뷰 후 종적을 감췄던 안 전 지사는 8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계획했으나 예정된 시간 직전 이를 취소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9일 오후 5시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같은 달 19일 오전 10시 검찰에 두 번째 출석하며 취재진 앞에서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십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도 “성관계 시 위력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두 차례 안 전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혐의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해 강제추행, 피감독자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과 안 전 지사 측은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김씨 역시 증인으로 출석하거나 방청을 하며 수차례 재판을 지켜봤다.

1심은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안 전 지사와 김씨가 지위상 위력관계인 점은 인정되나 김씨 진술 등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증언에 신빙성이 부족한 점이 다수 나타나고 그 외에 공소사실에 대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즉각 항소했고, 서울고법 형사12부는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서 불명확하더라도 그 진정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첫 간음이 이뤄진 시기를 고려할 때, 수행비서 업무를 시작한 지 겨우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고 결론 냈다.

안 전 지사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2019년 9월 9일 상고를 기각하고 유죄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안 전 지사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경기도 여주교도소로 이감돼 남은 형기를 복역한 후 지난해 8월 만기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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