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코비아의 대손충당금 확대와 패니매의 실적 악화, 바클레이즈의 대규모 자산 상각설 등이 신용 우려감을 증폭시키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퀄컴의 순익 전망 하향 조정에 따른 기술주 매물도 지수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
소비심리도 이라크 전쟁 이래 최저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악재를 더했다.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75.0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개장 전 발표된 10월 수입물가는 고유가 여파로 1.8% 급등, 월가 전망치인 1.2%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9월 무역적자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예상 밖으로 감소, 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오후 12시2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100.78로 전일대비 165.51포인트(1.25%)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7.20포인트(2.12%) 하락한 2638.80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59.31로 15.46포인트(1.05%) 내렸다.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41센트 오른 95.8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로/달러는 1.4752달러까지 치솟아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뒤 소폭 하락세를 타고 있다. 달러/엔은 110엔대로 접어들며 지난 2006년 6월 이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달러/엔은 전일대비 1.73엔 하락한 110.89엔을 기록중이다.
◇와코비아·패니매, 퀄컴 등 기술주 `하락`-머크 `상승`
미국 4위 은행 와코비아(WB)가 1.5% 하락했다.
와코비아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4분기 5억~6억달러의 대출 관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6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겠다"고 보고했다.
미국의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FNM)도 실적 악화로 7.2% 급락했다.
패니매는 이날 3분기 순손실이 13억9000만달러(주당 1.56달러)로 전년동기 6억2900만달러(주당 79센트)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1분기~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억달러(주당 1.17달러)로 전년동기 35억달러(주당 3.16달러) 대비 57% 급감했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BCS)도 2.9% 내렸다. 바클레이즈는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손실로 100억달러 규모의 자산 상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루머를 부인했다.
세계 2위 휴대폰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퀄컴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기술주들이 일제히 밀렸다.
퀄컴(QCOM)이 4.2% 떨어졌고, 구글(GOOG)과 애플(AAPL)도 각각 2.9%, 3.2% 하락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내놓은 퀄컴은 노키아와의 특허 분쟁으로 기술 라이센싱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 회계년도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2.03달러~2.0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제약업체 머크(MRK)는 진통제 바이옥스와 관련된 소송이 합의에 이르면서 4.8% 올랐다.
◇11월 소비심리 급랭..`이라크戰 이래 최저`
이날 미시간대학은 11월 소비자신뢰지수(예비치)가 전월의 80.9에서 75.0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79.5도 크게 밑돈 것이다.
부문별로 현재 상황지수가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팩트 & 오피니언 이코노믹의 로버트 브루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심리가 우려 지대에서 벗어나 위험 지대로 가고 있다"며 "소비 심리 위축이 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수입물가 1.8%↑..`고유가 여파`
미국 노동부는 10월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1.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6년 5월 이래 가장 가파른 상승세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1.2%도 능가한 수준이다.
수입 석유 제품 가격의 상승이 수입물가 급등의 배경이다.
수입 석유 제품 가격은 6.9% 올랐다. 석유 제품을 제외한 10월 수입 물가는 0.5% 올랐다. 모든 에너지 제품을 제외할 경우 10월 수입 물가는 0.3% 상승했다.
◇9월 무역적자 565억달러 `2년 최저`
미국 상무부는 9월 무역적자가 전월의 565억달러로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켓워치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는 9월 무역적자가 593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8월 무역적자도 종전 576억달러에서 568억달러로 하향 수정됐다.
달러 약세와 글로벌 경제 성장에 힘입은 수출 호조가 무역수지 개선의 배경이다.
9월 수출은 전월대비 1.1% 증가한 1401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 행진을 지속했다. 특히 음식료 및 곡물(9.3%)과 산업 원자재(2.4%)의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소비재(2.6%), 자동차(0.7%)의 수출도 늘었다. 반면 자본재(-1%) 수출은 부진했다.
수입은 1966억달러로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국제석유수출국기구(OPEC)으로부터의 수입은 지난 8월 사상 최대 수준에서 4.4% 줄었다. 수입 원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68.51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반면 수입 원유의 규모는 일일 990만 배럴로 지난 2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