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교전이 시작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비둘기(통화 완화) 신호가 커진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9월 소매판매 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추가 발언에서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힌트를 찾는데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중국의 소매판매, 3분기 국내총생산(GDP) 등에 따른 위안화 변동성도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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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환율은 연휴기간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교전에도 불구하고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 발언으로 인해 고공행진하던 미국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환율도 1330원대로 하락했다. 하지만 주 후반 미 9월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치를 웃돌자 긴축 경계감이 재부상하면서 환율은 1350원대로 올랐다. 105선으로 내려갔던 달러인덱스도 106으로 다시 상승했다.
이번 주도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환율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수일 안에 가자시티에서 대규모 작전을 벌일 것이라며 가자시티 내 모든 민간인에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경고하면서 확전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이번 주는 미국의 9월 소매판매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는 17일 발표되는 소매판매는 전월비 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월 0.6%보다 둔화한 것이다.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를 제외할 경우에는 전월비 0.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 및 초과저축 소진, 학자금 대출 상환 등의 여건이 더해지면서 둔화 흐름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주 내내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되어 있다. 특히 오는 20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발언할 예정이다. 지난주 이어진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이후에는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짙어졌다. 여기에 파월 의장까지 비둘기 발언에 가세한다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동결과 함께 연내 추가 인상 간능성은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9월 소매판매·3분기 GDP 발표…한은 금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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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확전 여부에 따른 국제유가 흐름과 미국채 금리 수급 이슈가 지속되며 지난주 환율 흐름과 비슷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소비 둔화와 연동된 달러화 약세 우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및 채권시장 유입이 제한될 것”이라며 “아직까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대외 긴축 경로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에 관망 흐름이 우세하다는 판단이고, 미약한 중국 경기 회복으로 수출 개선 기대도 미미한 구간”이라며, 환율이 1300원대 중반 박스권을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 금리 수급 이슈가 계속 시장을 끌고 갈 것이다. 단기간 해소는 어려울 듯 하다”며 “이번 주 환율은 1340~1360원을 오갈 것”이라고 봤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주말 동안 중동 교전이 이란 등으로 확전될 경우 국제유가와 환율은 상승할 것”이라며 “당분간 1330원 초반대에서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고, 위로는 전반적으로 무거워 1370원 이상으로는 못 갈 것 같다”며 이번 주 환율 레인지를 1335~1360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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