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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소령은 A대위가 2012년 12월 육군 15사단에 전입했을 당시부터 직속상관이었다. 그는 A대위를 표적 삼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성추행, 성희롱은 물론 공개적인 망신주기 등을 통해 A대위를 코너로 몰았다.
괴롭힘은 2013년 5월부터 심해졌다. 노 소령은 A대위의 업무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병사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정신지체 장애인하고 일하는 것 같다”, “미련한 여자 소 같다”, “이래서 여군은 쓰는 게 아니다. 너 같은 새끼가 일을 하니 군대가 욕을 먹는다”, “어떻게 대위를 달았냐”, “나가 죽어버려” 등 공개적 모욕을 반복했다.
성적 요구 거부하자 노골적 괴롭힘 더욱 심화
또 A대위의 장비착용을 도와준다며 신체를 만지며 추행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어떤 날에는 일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주먹으로 팔 부위를 때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A대위에게 본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사무실에서 A대위와 단둘이 있을 때 “하루종일 같이 있는데 의도도 모르냐. 같이 잘까” 등의 성희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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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노 소령을 하루 뒤 구속했다. 노 소령은 구속 이후에도 혐의를 부인했다. 군검찰은 노 소령에 대해 군인 등 강제추행, 폭행, 모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정치권 등 각계가 나서 노 소령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지만 군사법원의 1심 판결은 기대를 벗어났다.
다른 피해 여군들의 추가 고소까지 더해졌지만 육군 제2군단 보통군사법원은 2014년 3월 20일 주요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노 소령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의 솜방망이 판결을 내렸다. 추행의 정도가 중하지 않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 양형의 이유였다. 결국 노 소령은 구속 5개월 만에 석방됐다.
軍, 사회적 분노 들끓자 사망 5개월만에 순직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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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군사법원은 2014년 12월 18일 노 소령에게 1심의 집행유예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노 소령을 법정구속했다. 노 소령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015년 7월 9일 형을 그대로 확정했다.
유족은 형사재판 2심 판결 이후인 2015년 4월 노 소령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민사소송 1심 재판부는 2016년 3월 “노 소령의 가혹행위는 A대위의 극단적 선택의 직접적이고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며 국가와 노 소령이 합심해 5400만원을 유족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가의 항소로 진행된 2심에서 법원은 “유족이 국가보훈처로부터 보상금을 지급받고 있으므로 국가배상법상 유족의 청구가 제한된다”며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노 소령에 대한 1심 솜방망이 판결은 당시 군사법원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이후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며 결과적으로 2022년 고등군사법원 폐지와 군대 성범죄의 민간 법원 이관이라는 군사법원 개혁안으로 이어졌다.